[BIZ Insight] 온라인 넘어 모바일로…넥슨 '글로벌 톱'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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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넥슨
커지는 브랜드 파워
"日 상장은 시작일 뿐" 새 플랫폼 개발 집중
거침없는 영토 확장
철저한 현지화 전략…해외 매출 비중 65%
2위와 격차 더 벌려
커지는 브랜드 파워
"日 상장은 시작일 뿐" 새 플랫폼 개발 집중
거침없는 영토 확장
철저한 현지화 전략…해외 매출 비중 65%
2위와 격차 더 벌려
김성진 넥슨유럽 대표는 작년 8월 독일 쾰른 메세에서의 경험을 잊을 수 없다. 세계 최대 게임쇼인 ‘게임스컴’에 부스를 처음 마련했다가 뜻밖에 관람객들이 몰리는 바람에 큰 낭패를 겪은 것. 기념품은 동이 나 버렸고, 쏟아지는 질문에 제대로 대응도 할 수 없었다. 닷새 동안의 행사 기간 중 5만여명이 넥슨 부스를 찾았다. 그동안 B2B(기업 대 기업 비즈니스)로만 게임스컴에 참여했던 넥슨이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게임을 선보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현지 직원들이 예상 관람객 수를 너무 낮게 잡은 탓이었어요. 넥슨의 브랜드 위상에 대해 우리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죠. 이 모습을 보면서 유럽법인의 1차 목표였던 ‘살아남기’는 통과했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넥슨 유럽지사의 매출은 2007년 설립 첫해 3억5000만원에서 2010년 135억7000만원, 지난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올라 3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유럽에 진출하면서 세운 목표의 30%밖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했다.
○해외 영토 확장으로 1위 질주
넥슨은 해외 영토 확장에 힘입어 성장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 2008년 국내 업계 1위에 오른 뒤 2위인 엔씨소프트와의 격차를 계속 벌려나가고 있다. 2008년 1000억원이었던 두 기업의 매출 격차는 2010년 3000억원 가까이로 확대됐다. 해외 매출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2007년 이후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국내 게임 상위 5개 업체 중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곳은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뿐이다. 넥슨의 2010년 해외 매출은 6000억원으로 한국 게임산업 수출액(1조7000억원)의 35%를 차지한다. 지난해 넥슨의 매출은 1조2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은 65%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넥슨은 해외 14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일본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은 물론 북미 유럽 남미 등 인터넷 망이 깔린 모든 지역에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해외에서 팔리는 게임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 57개나 된다. 해당 지역의 업체에 게임만 팔지 않고 서비스도 직접 챙기고 있다. 현지 법인을 적극 활용한다. 2002년 일본, 2005년 미국, 2007년 유럽 등에 해외 지사를 세웠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
넥슨의 해외 성과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현지화 전략이다. 국가별 문화와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주력 게임을 선정해 집중 공략한다. 일본에서는 경쟁보다는 협력을 우선시하는 현지 이용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메이플스토리’ ‘테일즈위버’ ‘던전앤파이터(아라드전기)’ 등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의 게임을 핵심 라인업으로 삼았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넥슨의 주요한 수익 모델인 ‘부분 유료화’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게임은 무료로 제공하되 이용자가 아이템을 따로 구입하는 것이 부분 유료화 모델이다.
넥슨 아메리카는 유명 게임 콘퍼런스 등을 통해 부분 유료화 모델의 가치와 아시아 국가 등에서의 성공 사례 등을 꾸준히 알렸다. 또 ‘넥슨 게임 카드’라는 선불카드를 개발, 현지 유통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북미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유럽에서는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보다 ‘마비노기영웅전’ 같은 고급 사양의 게임들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유럽 이용자들은 가벼운 게임보다는 그래픽이 화려하고 미션이 많은 다소 무거운 게임을 즐긴다”며 “다른 지역에서 인기가 있다고 무조건 유럽 시장에 내놓으면 실패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기존 게임 강화
넥슨은 국내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비중이 높아졌지만 국내 시장은 수출 게임의 ‘테스트 베드’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 게임들은 신작 출시에 맞먹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인기를 끌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지난해 새로운 캐릭터인 ‘캐논슈터’, 신규 지역 ‘에우렐’ 등을 추가한 업데이트 ‘레전드’를 통해 국내 최고 동시접속자 수 62만6852명을 기록했다. 1인칭 슈팅(FPS)게임 ‘서든어택’은 온라인 대회를 지원하는 ‘토너먼트 시스템’ 등이 추가된 업데이트 ‘리로드’로 색다른 콘텐츠를 추가로 제공했다. ‘던전앤파이터’도 기존 시스템을 개편하고 신규 캐릭터 등이 추가된 업데이트 ‘혁신’을 통해 인기 게임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자회사인 네오플이 지난해 새로 선보인 ‘사이퍼즈’도 지난달 동시접속자 수 8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넥슨은 지난해에도 위젯, 데브캣, 로두마니, 엔도어즈 등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통해 신규 게임을 개발하고 드림익스큐션, 차이니즈게이머인터내셔널, 완미세계 등과 제휴해 유통 게임도 강화해 라인업을 다앙하게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새로운 플랫폼에 집중
지난해 12월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은 세계적인 게임업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최승우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일본 증시 상장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의 강자인 넥슨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스마트 기기 등 새로운 플랫폼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기존 게임을 적극 활용해 그동안 아이폰용 ‘카트라이더’, 페이스북용 ‘메이플스토리’ 등을 내놨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던전앤파이터로 동시접속자 수 260만명을 돌파한 중국 등은 물론 유럽 등 신 개척지에서도 서비스 게임 수를 늘릴 계획이다. ‘영웅시대’ ‘프로젝트:리로드’ ‘아틀란티카S’ ‘스페이스탱크’ ‘컴뱃암즈:좀비’ 등 새로운 게임도 잇따라 공개한다.
메이플스토리 해킹 사태에 따라 보안 부문의 투자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안인숙 넥슨 커뮤니케이션 센터장은 “보안 전담 인력을 두 배 이상 늘리고 관련 예산도 전체 정보기술(IT) 예산 대비 10%까지 확충하는 등 다시는 해킹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현지 직원들이 예상 관람객 수를 너무 낮게 잡은 탓이었어요. 넥슨의 브랜드 위상에 대해 우리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죠. 이 모습을 보면서 유럽법인의 1차 목표였던 ‘살아남기’는 통과했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넥슨 유럽지사의 매출은 2007년 설립 첫해 3억5000만원에서 2010년 135억7000만원, 지난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올라 3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유럽에 진출하면서 세운 목표의 30%밖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했다.
○해외 영토 확장으로 1위 질주
넥슨은 해외 영토 확장에 힘입어 성장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 2008년 국내 업계 1위에 오른 뒤 2위인 엔씨소프트와의 격차를 계속 벌려나가고 있다. 2008년 1000억원이었던 두 기업의 매출 격차는 2010년 3000억원 가까이로 확대됐다. 해외 매출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2007년 이후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국내 게임 상위 5개 업체 중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곳은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뿐이다. 넥슨의 2010년 해외 매출은 6000억원으로 한국 게임산업 수출액(1조7000억원)의 35%를 차지한다. 지난해 넥슨의 매출은 1조2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은 65%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넥슨은 해외 14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일본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은 물론 북미 유럽 남미 등 인터넷 망이 깔린 모든 지역에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해외에서 팔리는 게임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 57개나 된다. 해당 지역의 업체에 게임만 팔지 않고 서비스도 직접 챙기고 있다. 현지 법인을 적극 활용한다. 2002년 일본, 2005년 미국, 2007년 유럽 등에 해외 지사를 세웠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
넥슨의 해외 성과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현지화 전략이다. 국가별 문화와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주력 게임을 선정해 집중 공략한다. 일본에서는 경쟁보다는 협력을 우선시하는 현지 이용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메이플스토리’ ‘테일즈위버’ ‘던전앤파이터(아라드전기)’ 등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의 게임을 핵심 라인업으로 삼았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넥슨의 주요한 수익 모델인 ‘부분 유료화’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게임은 무료로 제공하되 이용자가 아이템을 따로 구입하는 것이 부분 유료화 모델이다.
넥슨 아메리카는 유명 게임 콘퍼런스 등을 통해 부분 유료화 모델의 가치와 아시아 국가 등에서의 성공 사례 등을 꾸준히 알렸다. 또 ‘넥슨 게임 카드’라는 선불카드를 개발, 현지 유통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북미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유럽에서는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보다 ‘마비노기영웅전’ 같은 고급 사양의 게임들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유럽 이용자들은 가벼운 게임보다는 그래픽이 화려하고 미션이 많은 다소 무거운 게임을 즐긴다”며 “다른 지역에서 인기가 있다고 무조건 유럽 시장에 내놓으면 실패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기존 게임 강화
넥슨은 국내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비중이 높아졌지만 국내 시장은 수출 게임의 ‘테스트 베드’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 게임들은 신작 출시에 맞먹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인기를 끌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지난해 새로운 캐릭터인 ‘캐논슈터’, 신규 지역 ‘에우렐’ 등을 추가한 업데이트 ‘레전드’를 통해 국내 최고 동시접속자 수 62만6852명을 기록했다. 1인칭 슈팅(FPS)게임 ‘서든어택’은 온라인 대회를 지원하는 ‘토너먼트 시스템’ 등이 추가된 업데이트 ‘리로드’로 색다른 콘텐츠를 추가로 제공했다. ‘던전앤파이터’도 기존 시스템을 개편하고 신규 캐릭터 등이 추가된 업데이트 ‘혁신’을 통해 인기 게임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자회사인 네오플이 지난해 새로 선보인 ‘사이퍼즈’도 지난달 동시접속자 수 8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넥슨은 지난해에도 위젯, 데브캣, 로두마니, 엔도어즈 등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통해 신규 게임을 개발하고 드림익스큐션, 차이니즈게이머인터내셔널, 완미세계 등과 제휴해 유통 게임도 강화해 라인업을 다앙하게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새로운 플랫폼에 집중
지난해 12월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은 세계적인 게임업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최승우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일본 증시 상장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의 강자인 넥슨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스마트 기기 등 새로운 플랫폼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기존 게임을 적극 활용해 그동안 아이폰용 ‘카트라이더’, 페이스북용 ‘메이플스토리’ 등을 내놨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던전앤파이터로 동시접속자 수 260만명을 돌파한 중국 등은 물론 유럽 등 신 개척지에서도 서비스 게임 수를 늘릴 계획이다. ‘영웅시대’ ‘프로젝트:리로드’ ‘아틀란티카S’ ‘스페이스탱크’ ‘컴뱃암즈:좀비’ 등 새로운 게임도 잇따라 공개한다.
메이플스토리 해킹 사태에 따라 보안 부문의 투자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안인숙 넥슨 커뮤니케이션 센터장은 “보안 전담 인력을 두 배 이상 늘리고 관련 예산도 전체 정보기술(IT) 예산 대비 10%까지 확충하는 등 다시는 해킹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