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옵션만기 '프로그램 매물 폭탄'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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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이후 3조 차익 순매수…1조원 매물 우려
"상당수 장기자금…충격 크지 않을 것" 전망도
"상당수 장기자금…충격 크지 않을 것" 전망도
새해 첫 옵션만기일이 12일 돌아온다. 이번 옵션 만기는 증시 수급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작년 연말에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투자자금이 호시탐탐 청산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1조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약한 현물 수급 탓에 선물시장이 코스피지수를 움직이는 ‘왝더독’ 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1월은 프로그램 매도의 달
1월 옵션 만기를 경계해야 할 이유는 특유의 ‘계절성’ 때문이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이익을 노리고 차익매수(현물 매수·선물 매도)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배당락 이후 1월부터 집중적으로 청산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차익매수 청산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월엔 만기일 하루에만 1조원이 넘는 프로그램 순매도가 집중되면서 코스피지수를 압박했다.
지난해 9월 만기일 이후 쌓인 차익 순매수(차익 매수-차익 매도) 금액은 3조원에 달한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가운데 상당수가 배당수익을 기대하고 들어온 만큼 만기일에 1조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차익거래가 매수 우위를 나타내 매물 부담이 더 커졌다”며 “단기투자 패턴을 보이는 차익거래 특성상 베이시스(현·선물 가격 차)가 하락할 경우 바로 매도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답답한 현물’ 대 ‘화끈한 선물’
프로그램 매물에 유의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현물시장에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다 보니 ‘보이지 않는 손’인 프로그램이 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박스권에 갇힌 현물시장과 달리 선물시장은 매매가 활발하다. 선물시장 외국인은 최근 하루 1조원을 넘나드는 순매매로 베이시스를 급격히 움직이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가 반등 하루 만에 하락한 것도 프로그램의 영향이 컸다. 외국인이 1124억원, 기관이 711억원을 사들였지만 장중 한때 7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면서 지수의 상승 기회를 차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7.67포인트 내린 1845.55로 마감했다.
만기일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외국인이 얻은 배당투자 수익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급하게 잔액을 청산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차익 잔액 상당액은 장기 자금에 가까운 인덱스펀드 몫이기 때문에 만기일 매물은 최대 3000억~40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늘어난 대차 잔액도 부담
만기일을 무사히 넘겨도 당분간 선물시장이 현물을 흔드는 장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현물 수급이 워낙 약해져 있는 데다 최근 늘어난 대차 잔액도 부담을 주고 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10억원 가까이 감소했던 대차 잔액은 이달 들어 6거래일 동안 7조원 넘게 늘었다. 늘어난 대차 잔액은 공매도로 이어져 현물 수급에 또 한번 충격을 줄 수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새해 증시의 수급은 선물시장 외국인이 쥐고 있다”며 “문제는 이들이 최근 리스크 관리에 철저해지면서 하루 단위로 단기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선물시장 외국인이 갑작스럽게 부정적 시각으로 바뀔 경우 베이시스를 끌어내리고, 프로그램이 증시를 흔드는 현상이 거듭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1월은 프로그램 매도의 달
1월 옵션 만기를 경계해야 할 이유는 특유의 ‘계절성’ 때문이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이익을 노리고 차익매수(현물 매수·선물 매도)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배당락 이후 1월부터 집중적으로 청산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차익매수 청산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월엔 만기일 하루에만 1조원이 넘는 프로그램 순매도가 집중되면서 코스피지수를 압박했다.
지난해 9월 만기일 이후 쌓인 차익 순매수(차익 매수-차익 매도) 금액은 3조원에 달한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가운데 상당수가 배당수익을 기대하고 들어온 만큼 만기일에 1조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차익거래가 매수 우위를 나타내 매물 부담이 더 커졌다”며 “단기투자 패턴을 보이는 차익거래 특성상 베이시스(현·선물 가격 차)가 하락할 경우 바로 매도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답답한 현물’ 대 ‘화끈한 선물’
프로그램 매물에 유의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현물시장에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다 보니 ‘보이지 않는 손’인 프로그램이 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박스권에 갇힌 현물시장과 달리 선물시장은 매매가 활발하다. 선물시장 외국인은 최근 하루 1조원을 넘나드는 순매매로 베이시스를 급격히 움직이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가 반등 하루 만에 하락한 것도 프로그램의 영향이 컸다. 외국인이 1124억원, 기관이 711억원을 사들였지만 장중 한때 7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면서 지수의 상승 기회를 차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7.67포인트 내린 1845.55로 마감했다.
만기일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외국인이 얻은 배당투자 수익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급하게 잔액을 청산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차익 잔액 상당액은 장기 자금에 가까운 인덱스펀드 몫이기 때문에 만기일 매물은 최대 3000억~40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늘어난 대차 잔액도 부담
만기일을 무사히 넘겨도 당분간 선물시장이 현물을 흔드는 장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현물 수급이 워낙 약해져 있는 데다 최근 늘어난 대차 잔액도 부담을 주고 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10억원 가까이 감소했던 대차 잔액은 이달 들어 6거래일 동안 7조원 넘게 늘었다. 늘어난 대차 잔액은 공매도로 이어져 현물 수급에 또 한번 충격을 줄 수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새해 증시의 수급은 선물시장 외국인이 쥐고 있다”며 “문제는 이들이 최근 리스크 관리에 철저해지면서 하루 단위로 단기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선물시장 외국인이 갑작스럽게 부정적 시각으로 바뀔 경우 베이시스를 끌어내리고, 프로그램이 증시를 흔드는 현상이 거듭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