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의원 "MB 失政 반사이익 기대선 안돼"
3선인 김부겸 후보(사진)는 당 지도부에 입성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사람 좋다는 얘기는 듣지만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런 그가 4·11 총선에서 민주당의 불모지인 대구 출마를 선언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김 후보는 ‘돈봉투’ 선거 관행에 대해 “이번 돈봉투 논란은 민주당이 얼마나 막연한 낙관론에 기대고 있었는지에 대한 경종”이라고 11일 말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이명박 실정에 따른 분노 위에 서 있는 우리의 기반이 얼마나 취약하느냐”고 반문하며 “민주당도 과거의 정치 관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는 것을 국민들은 짐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 마음이 떠나는 건 한순간”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탄핵도 이겼는데 설마’라며 자만하다가 한두 번 고비를 넘기지 못하니까 국민들이 확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크게 (부패)했고 우리는 적게 했다는 식으로 넘어갈 순 없다”며 “모처럼 80만 국민이 모인 이때 변화의 계기를 잡아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1년 꼬마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김 후보는 “비주류로서 이제까지는 나서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김부겸식 정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 출마를 시작으로 이제 내 목소리를 내는 정치를 시작했다”며 “줄기차게 외쳐온 경제민주화가 당령으로 결정됐는데 지도부에 들어가면 공정거래법 출자총액제한제 등을 손봐 재벌 횡포를 막아내겠다”고 덧붙였다. 학벌주의의 문제점을 고치고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국의 국립대를 하나로 묶으면서 각 대학을 분야별로 특성화하는 ‘광역 국립대론’도 들고 나왔다.

마지막으로 김 후보는 “10년 전, 5년 전에 집권했던 세력으로 안풍으로 대변되는 변화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세대 교체를 주장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