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자산 100억이상 부유층 잡겠다"
삼성생명이 은행과 증권사가 주도하고 있는 초부유층(VVIP)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생명은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10만명으로 추산되는 총 자산 100억원(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가문 관리 서비스를 해주는 ‘삼성 패밀리 오피스’를 열었다.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는 가문의 자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법인체다. 과거 유럽의 왕가나 귀족 가문의 자산을 종합 관리했던 집사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부유층 가문 관리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삼성생명 패밀리 오피스는 자산 관리는 물론 자녀 관리, 명예 및 가치 관리, 커뮤니티 관리 등을 포괄하는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은행과 증권사의 금융상품 투자 중심인 프라이빗뱅킹(PB) 모델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한국에서도 존경받을 수 있는 록펠러, 카네기 가문이 나오도록 돕는다는 취지”라며 “단순한 부의 증식이나 승계를 넘어 경주 최부잣집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명문가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서울 강남권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서울 강북권, 2014년에는 부산 등 전국으로 패밀리 오피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VVIP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초부유층 시장을 둘러싼 금융권의 경쟁이 격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초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하고 최근 WM(자산관리) 사업부에서 PB(프라이빗뱅킹) 사업부를 떼어냈다.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빌딩에 주식 펀드 채권 세무 등 16명의 PB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 강남스타PB센터도 열었다.

신한은행은 ‘PWM(개인 자산관리)센터’를 곳곳에 설립해 부유층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복안이다.

강동균/박종서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