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인사시스템 전면 수정…경쟁에서 화합으로

직원들의 희망부서에 우선순위 배치…승진·전보 과정에 직원 직접 참여

서울시가 경쟁과 성과에 입각한 기존 인사시스템을 전면 수정하고, ‘화합’을 중요시하는 박원순표 인사 정책을 실시한다. 전임 시장 시절 지나친 경쟁으로 조직문화가 흔들리고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폐해를 낳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서소문청사에서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6대 인사원칙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이날 “승자 중심의 경쟁구도를 지양하고, 직원이 공감하고 화합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정, 소통, 책임, 감동, 공감, 성장 등 6대 원칙에 기반을 둔 인사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시는 실·국장이 전보 직원을 선택하도록 했던 드래프트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직원들에게 부서 희망 우선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직원이 직접 함께 일할 간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특정 부서에 지원이 몰릴 경우엔 해당 직원들과의 심층 상담을 통해 희망부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시는 또 전국 지방자지단체 중 처음으로 직원들이 승진·전보심사 기준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인사시스템도 마련한다. 그동안 인사 부서에서 일방적으로 승진·전보 심사 기준을 정했던 방식을 버리고 직원들이 직접 수립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사회적 약자의 공직 진출도 확대된다. 올해 신규 공무원 중 10%를 장애인으로 채용하기로 했으며 9급 전체 10%를 저소득층, 9급 기술직의 30%를 고졸자로 채우기로 했다. 가정화목 휴가제, 재충전 휴가제 등 다양한 휴가제도 뿐 아니라 출산·육아 공무원, 원거리 출·퇴근자를 위한 유연근무제도 확대 시행된다.

이 같은 인사시스템 전면 개편을 놓고 시 직원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시 간부는 “직원들이 선호하는 부서는 대개 한정돼 있다”며 “이 자리에 지원자가 몰릴 경우 또 다시 선정 과정에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간부는 “경쟁과 성과가 뒤에 밀리면 일 잘하는 직원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