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獨서 도요타 첫 추월
현대자동차가 독일시장 판매에서 일본 도요타를 처음으로 이겼다. 독일은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해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쟁쟁한 브랜드들이 포진해 유럽에서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으로 꼽힌다.

25일 독일 자동차공업협회(VDIK)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8만6866대를 팔아 도요타(8만3204대)를 3662대 차로 누르고 아시아 브랜드 중 1위에 올랐다. 1990년 현대차가 독일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2010년엔 현대차가 7만4287대, 도요타가 7만8708대를 판매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자동차 선택기준이 까다로운 독일에서 현대차가 도요타를 제친 것은 의미가 크다”며 “경쟁력 있는 신차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강화한 덕분”으로 풀이했다. 독일에선 준중형 해치백 i30와 경차 i10, i20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럽전략형 모델인 i40와 벨로스터를 새로 출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신형 i30와 신형 씨드를 독일을 포함한 유럽시장에 출시해 유럽시장 최강자인 폭스바겐을 본격 추격할 계획이다. 앨런 러쉬포스 현대차 유럽법인 사장은 앞서 “2013년까지 유럽시장 판매량을 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기아차 역시 올 1분기 안에 스포티지와 씨드를 생산하는 슬로바키아 공장에 세 번째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전문지인 오토모티브뉴스는 최근 “현대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가 북미 시장에서 폭스바겐 파사트를 누르고 ‘2012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기세를 몰아 유럽에서도 폭스바겐과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북미시장 점유율은 8.9%로 폭스바겐(3%)보다 높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이 168만대(점유율 12.4%)로 현대·기아차(70만대·5.1%)보다 높은 판매실적을 나타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