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복지다] '취업 스펙' 1년에 최대 6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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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손실액 23조
대졸자 취업 사교육비 1인당 평균 1000만원
대졸자 취업 사교육비 1인당 평균 1000만원
서울의 중위권 대학 영문학과에 다니고 있는 박모씨(24)는 겨울방학이 학기 중보다 더 바쁘다. 국제재무위험관리사(FRM), 대안투자분석사(CAIA) 등 취업에 도움이 되는 각종 금융전문자격증 시험 공부 때문에 눈코 뜰 새가 없다. 박씨는 “학비를 아끼기 위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 강의비용은 120만원 정도 들지만 FRM은 응시료만 1, 2차에 걸쳐 1000달러가 넘어가고 CAIA 응시료도 1400달러에 달한다”고 하소연했다.
청년 취업난으로 인한 경제적 낭비는 커다란 사회 문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2010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준비를 위해 지출한 연간 평균 사교육비는 전문대생 92만원, 4년제 대학생 98만원이었다. 각종 자격증 시험과 외국어능력 시험 응시료, 학원비 등으로 들어간 비용을 합한 것이다.
이와 별도로 외국어 습득 등을 위한 해외연수 비용으로 한 해에 전문대생은 406만원, 4년제 대학생은 861만원을 썼다. 해외 연수가 하나의 스펙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4년제 대학생은 취업을 위해 평균 959만원의 사교육비가 들어가는 셈이다.
김안국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고용·능력개발연구실 연구위원은 “취업 준비로 1년에 6000만원을 쓰는 사례도 있다”며 “구직에 필요한 스펙을 갖추기 위해 사교육비를 엄청나게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취업포털 사람인이 10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1%가 ‘취업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준비하거나 취득한 스펙이 있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하루 평균 3시간, 한 달 평균 25만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7월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청년실업의 경제적 파장과 근본 대책’ 보고서는 청년(25~29세) 실업자들의 1년 소득상실액을 총 4조9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실업 장기화에 따른 임금 하락까지 감안한 장기 소득상실액은 23조원으로 조사됐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청년실업이 장기화되면 경제 성장의 토대가 악화되고 사회 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인턴 등 관련 예산을 지난해 1조6000억원에서 올해 2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년간 시행한 행정인턴 사업은 청년 실업의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전혜숙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행정인턴 사업상의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인턴 기간 동안 취업에 필요한 소양이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했고 전문성을 쌓기보다는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80%에 가까운 취업 연계율을 나타낸 중소기업의 청년 인턴제와는 달리 행정인턴 사업은 취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청년 취업난으로 인한 경제적 낭비는 커다란 사회 문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2010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준비를 위해 지출한 연간 평균 사교육비는 전문대생 92만원, 4년제 대학생 98만원이었다. 각종 자격증 시험과 외국어능력 시험 응시료, 학원비 등으로 들어간 비용을 합한 것이다.
이와 별도로 외국어 습득 등을 위한 해외연수 비용으로 한 해에 전문대생은 406만원, 4년제 대학생은 861만원을 썼다. 해외 연수가 하나의 스펙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4년제 대학생은 취업을 위해 평균 959만원의 사교육비가 들어가는 셈이다.
김안국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고용·능력개발연구실 연구위원은 “취업 준비로 1년에 6000만원을 쓰는 사례도 있다”며 “구직에 필요한 스펙을 갖추기 위해 사교육비를 엄청나게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취업포털 사람인이 10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1%가 ‘취업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준비하거나 취득한 스펙이 있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하루 평균 3시간, 한 달 평균 25만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7월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청년실업의 경제적 파장과 근본 대책’ 보고서는 청년(25~29세) 실업자들의 1년 소득상실액을 총 4조9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실업 장기화에 따른 임금 하락까지 감안한 장기 소득상실액은 23조원으로 조사됐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청년실업이 장기화되면 경제 성장의 토대가 악화되고 사회 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인턴 등 관련 예산을 지난해 1조6000억원에서 올해 2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년간 시행한 행정인턴 사업은 청년 실업의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전혜숙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행정인턴 사업상의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인턴 기간 동안 취업에 필요한 소양이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했고 전문성을 쌓기보다는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80%에 가까운 취업 연계율을 나타낸 중소기업의 청년 인턴제와는 달리 행정인턴 사업은 취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