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2] 삼성 위상 이 정도?…최지성 부회장 "경쟁사는 우리 사진찍기 바빠"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달라진 삼성전자의 위상을 뽐냈다. TV 부문에서는 6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달성하고 스마트폰에선 애플, 노키아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만큼 '추격자'가 아닌 '크리에이터'로 올라섰다는 의미다.

최 부회장은 10일(현지시간)부터 13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2 개막에 앞서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년, 재작년에 이어 올해도 CES에서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엔 라스베이거스에 와서 경쟁사를 벤치마킹하기 바빴는데 어느 순간 우리 위상이 높아졌다" 며 "이제는 삼성전자 부스에 경쟁사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에서 오는 상품기획, 개발 쪽 사람들이 우리 제품에 카메라를 가져다대고 요모조모 찍어가기 바쁘다" 며 "어느 순간 그렇게 바뀌어서 하지 말라고 하기도 지친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매출 164조 원을 달성했고 2010년 151조 원을 기록한 것에 비춰볼 때 올해는 180조 원 가량을 예상한다" 며 "이런 추세라면 2015년 전에 세계 전자업계 최초로 246조 원(20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위상이 달라진 만큼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고 최 부회장은 털어놨다.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신년하례식을 통해 "삼성전자의 위상이 예전과 다르다" 며 "앞으로 삼성전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사장단들과 얘기해보겠다"고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최 부회장은 "하드웨어 제조 부문에선 남들이 따라오지 못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면서도 "산업을 리드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에코 시스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혁신 역량이 있느냐가 과제"라고 설명했다.

IT산업이 콘텐츠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동아시아의 한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써 이런 변화에 맞춰갈 역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는 고민을 안고 있단 얘기다.

최 부회장은 "콘텐츠 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며 "콘텐츠와 서비스가 트렌드를 만들고 새로운 유행이 생기는 미국에서 새로운 거점을 만들어 역량을 키우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것을 말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