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 시민 선거인단 64만명 실체는…20~30대가 절반, 수도권이 60% '당권 좌우'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 선출의 최대변수로 부상한 시민 선거인단 투표가 9일 시작되면서 경선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전체 선거인단 79만2273명 가운데 대의원(2만1000명)과 당비납부 당원(12만7920명)을 제외한 일반 시민 선거인단이 64만3353명에 달해 이들의 향배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시민 선거인단 연령대를 살펴보면 20~30대가 44.4%에 달하고, 55.6%로 집계된 4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4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돼, 이른바 ‘2040세대’가 대거 투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민 선거인단의 88.4%인 56만9000여명이 스마트폰과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투표 참여를 신청해, 청·장년층의 모바일 표심이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전체 시민 선거인단 가운데 수도권이 60%로, 호남(23%) 보다 훨씬 많다. 그동안 표심이 호남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전국적 메시지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일반 시민 선거인단이 당비당원의 4배 이상이 되면서 그동안 당원들의 전유물이었던 지도부 경선에서 당원 표심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처음 실시되는 모바일 투표는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높인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날부터 14일까지 5일간 진행하는 모바일 투표엔 대의원 2만1000명을 제외한 선거인단 77만1273명 가운데 88.4%가 참여한다. 나머지 선거인단의 투표는 14일 전국 263개 투표소에서 진행한다.

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실시하는 대의원 투표 결과까지 합쳐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6명이 선출된다.

이런 가운데 각 세력들은 서로 “내가 뭉치표가 많다”며 세 과시에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국민의명령 YMCA 등이 각각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선거인단 수를 합하면 일반 시민 선거인단을 훨씬 웃돌고 있다.

론스타 국정조사, 농협신경분리 유예 등을 당론으로 관철시킨 한국노총은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관계자는 “조합원 수 90여만명 중 금융노조에서 15만명, 제약업계 등 화학노조에서 5만명, 공공노조 등이 선거인단에 대거 참여했다”고 말했다.

문성근 후보가 대표로 있는 국민의명령은 18만명 회원 중 10만명 이상이 선거인단에 등록했다고 주장했다. 이학영 후보가 사무총장을 지낸 YMCA도 전국 조직망을 통해 10만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배 이상 부풀려져 있다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오종식 공동대변인은 “각 세력들의 뭉치표나 각 후보들이 동원한 조직표를 합해도 전체 시민 선거인단의 50% 정도”라며 “나머지는 순수한 일반 시민 표”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