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크레온 100억 리그 '1위' 김승주 "예측 가능한 이슈에 베팅해야"
"정치테마주(株) 등 단기 테마열풍에 올라타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예측이 가능한 조류독감(AI) 등의 이슈 관련주에 미리 베팅해 이득을 챙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투자입니다."

증권업계 최초 서바이벌 형식의 주식투자대회인 '대신증권 크레온 100억 리그'에서 활발한 단기매매로 누적수익률은 물론, 애널리스트와 일반인 종합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한 전업투자자 김승주씨(48ㆍ사진)는 9일 '저점 매수' 전략을 자신의 우승 비법으로 공개했다.

지난해 7월초부터 지난 6일(26주)까지 치열한 예선 및 본선에 이어 결선리그를 거친 그는 최종 상금으로 약 5350만원(누적수익률은 5.36%)을 챙겼다. 그는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결선리그 이후 누적수익률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만큼 꾸준한 수익률 관리로 대회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대회 기간 내내 유럽뿐 아니라 미국 경기상황까지 불안해진 상황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까지 전해졌다"면서 "날마다 주가변동이 심해 시장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대회 결선에 앞서 던진 출사표에서 '현금을 또 하나의 종목으로 여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자신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내 1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내외 증시환경이 불안한 상황에서 현금비중은 최대한 늘린 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라며 "항상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이슈 모멘텀(상승동력)을 지닌 종목을 '저점 매수'한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6개월 마다 반복적으로 인수·합병(M&A) 이슈가 등장하는 롯데미도파를 미리 매수해 둔 것이 적중했고, 겨울철에 꼭 한 번 이상 발생하는 조류독감 관련주인 중앙백신 등을 미리 매수해 길목을 지키고 있던 전략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향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이슈를 찾아 단기 급등하지 않고 바닥을 다지고 있는 관련주를 저가 매수하는 것이 그의 투자비법이다.

일반투자자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정치 및 대선관련주 등 단기에 치솟는 테마주는 절대 경계해야 한다"며 "특히 추격매수했을 경우에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고도 손절매(로스컷)하지 못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앞으로 주가전망이 좋은 스마트폰, 아몰레드 등 유망업종 내에서 실적 개선이 가능한 주식을 선별해 분할매수해 나가는 것이 올해 내내 유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권했다.

한편, 첫 시도된 크레온 100억 리그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운 점도 드러냈다. 그는 "탈락 규정인 '로스컷 룰(장중 누적수익률 -10%)'이 장중 기준이라서 매매 시 심리적으로 압박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 도중 탈락한 한 결선진출자의 경우 소위 '박근혜 테마주'인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를 보유 중이었는데 또 다른 보유종목인 모바일게임주 컴투스의 하락으로 오전 장중 탈락했다"면서 "그런데 오후들어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가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진정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