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케빈 나(29)가 미국 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현대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2라운드에서 ‘2홀 연속 이글’의 진기록을 세웠다.

8일(한국시간) 하와이 카팔루아골프장 플랜테이션코스(파73·7411야드)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17번홀(파4). 221야드를 남겨두고 5번아이언으로 친 케빈 나의 두 번째 샷이 그림처럼 홀로 빨려들어갔다. 바로 다음홀인 18번홀(파5·689야드). 277야드 지점에서 3번 페어웨이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은 그린에 떨어진 뒤 왼쪽으로 90도 꺾어지며 홀 3m 옆에 멈췄고 그는 곧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2홀 연속 이글쇼’를 선보였다.

마지막 17, 18번홀 연속 이글은 이 코스에서 처음 나왔다. PGA투어에서는 2004년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가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케빈 나는 이날 이글 2개, 버디 6개, 보기 1개로 9언더파 64타를 쳐 합계 9언더파 137타로 전날 공동 14위에서 단독 3위로 솟구쳤다. 케빈 나는 “내 생애 최고의 마무리였다. 9홀에 2개의 이글을 기록한 적은 있으나 연속 이글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케빈 나는 “17번홀에서 볼이 훅라이에 놓여 있고 바람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불고 있었다. 약간 강하게 잡고 커트샷을 했는데 완벽하게 날아갔고 홀로 접근해가더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순간 18번홀에서도 이글로 ‘연속 이글’을 잡고 후반 나인에 29타를 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8번홀에서 3번 우드가 잘 맞았고 매우 편안한 퍼팅 라인을 맞았다. 홀 오른편 안쪽을 보고 쳤는데 당연히 들어갈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4, 5번홀을 보기와 버디로 교환한 케빈 나는 “9번홀에서 3.5m 버디 퍼트를 떨구고 후반 들어 샷 감각이 돌아오면서 퍼팅감이 살아났다”고 얘기했다. 케빈 나가 후반(파37)에 적어낸 8언더파 29타는 2004년 비제이 싱(피지)의 코스 레코드와 타이다.

‘퍼팅 귀재’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는 이날 10타를 줄이며 합계 15언더파 131타로 2위 웹 심슨(미국)에게 5타 앞선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15언더파는 2003년 어니 엘스가 세운 36홀 최소타 기록을 2타 경신한 것이다. 최경주(42)는 합계 3언더파 143타로 공동 10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