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1조 투자…삼척 '신흥 발전단지' 변신
국내 기업들이 강원도 삼척시에 잇따라 발전소를 건설한다. ‘시멘트와 석탄의 도시’ 삼척이 대규모 신흥 발전단지로 변신할 전망이다.

STX에너지는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일대에 에너지산업과 관련 제조업을 포괄하는 에너지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한다고 6일 발표했다. 총 8조원을 투자해 4000㎿급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사업으로 STX는 1차적으로 2020년까지 1조원을 부담한다. 이 가운데 70%가량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STX, 1조 투자…삼척 '신흥 발전단지' 변신
복합산업단지는 발전단지, 발전설비제작단지, 방재설비단지, 신재생에너지단지, 해양바이오단지, 주민협력단지 등으로 구성된다. 내년부터 본격 투자에 들어가 2020년까지 2000㎿ 규모의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STX 측은 “기계, 조선, 엔진, 중공업 등 제조업 기반 역량을 발휘해 에너지 사업과 관련 제조업을 아우르는 친환경 산업단지를 조성할 것”이라며 “발전소 건설 계획이 올해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기술타당성 검토, 사전환경영향평가 등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TX에너지는 이날 삼척시청에서 이병호 STX에너지 사장, 김대수 삼척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에너지복합산업단지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TX에너지와 삼척시는 이 사업을 통해 약 3조6000억원의 지역경제 부양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전산업단지 건설기간 중 연간 200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 및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 주민 채용과 인재육성도 기대하고 있다.

이병호 사장은 “그룹의 장기 안정성장을 위한 사업 기저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며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그룹의 에너지 및 제조업 역량을 총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척시에는 지난 몇년간 발전소 건설을 위한 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동양그룹은 지난해 말 삼척시 적노동 동양시멘트 부지에 2000㎿급 발전단지를 건립하기로 했다. 해당 부지에 최대 5000㎿ 규모의 화력발전소까지 지을 수 있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세부적인 발전 규모와 부지의 추가 활용 방안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남부발전 역시 삼척시 원덕읍에 5000㎿급 종합발전단지 건설을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2020년까지 유연탄과 무연탄, LNG를 원료로 하는 화력발전소 7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동부발전도 삼척시에 화력발전소 건설 등 14조원 규모의 투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 포스코파워는 원덕읍 일대에 무연탄 및 LNG 등 화력발전소와 연료전지, 케미컬산업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수만 삼척시청 기업투자지원과 계장은 “삼척시는 원전건설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대규모 용량을 송전할 수 있는 송전선로 확보가 용이하다”며 “육지에서 항만이 바로 이어져 있어 광물자원 수송이 쉽고, 러시아발 가스관의 최종 도착지로 거론되고 있는 점도 기업들이 발전소 건설에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