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에도 흑자 … 글로벌 IB '전초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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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이젠 금융한류다 (5·끝) 홍콩
한국물 주식 거래…국내 증권사가 선두 형성
대우證 글로벌트레이딩 추진 "증권사들 구체적 성과 낼것"
한국물 주식 거래…국내 증권사가 선두 형성
대우證 글로벌트레이딩 추진 "증권사들 구체적 성과 낼것"
지난달 22일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에는 피델리티 JP모건체이스 등 현지 기관투자가들이 몰려들었다. 메리츠화재의 기업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한국 증시에 관심이 높다 보니 기업설명회마다 자리가 꽉 찬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신규 상장을 앞둔 GS리테일과 사파이어테크놀로지의 기업설명회 때도 그랬다.
홍콩은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 사령부격이다. 이곳에서도 국내 증권사들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현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한국 주식 브로커리지(중개)로 흑자 기조를 굳힌 증권사들은 현지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자문 등 투자은행(IB) 부문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럽 위기에도 흑자 유지
홍콩은 국내 증권사의 1순위 해외 진출 지역이다. 글로벌 IB의 아시아지역본부가 밀집해 있어 선진 금융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홍콩이다. 13개 증권사가 현지법인을 두고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홍콩에 진출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3~4년 전부터는 달라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위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기반을 넓혔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대우증권 홍콩법인은 지난해 15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우리투자증권 홍콩법인도 2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올렸다. 현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김영근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장은 “한국 기업설명회를 자주 열어 증권사 인지도를 높이고 주식 브로커리지 고객을 늘리고 있다”며 “예전에는 한국물 주식 중개를 외국 증권사가 독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국내 증권사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투자, IB로 업무 확장
국내 증권사 홍콩법인의 전략은 ‘특화 후 확장’으로 요약된다. 처음에는 현지 기관을 상대로 한 한국 주식 브로커리지에 집중해 인지도를 높이고 손익분기점을 맞춘 뒤 자기자본 투자와 IB 등으로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홍콩법인은 2010년 12월 채권 운용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IB 부문을 신설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당분간 M&A 자문을 중심으로 IB 업무를 진행하다가 IPO와 유상증자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대우증권 홍콩법인은 해외채권 등을 운용하는 글로벌 트레이딩센터를 상반기 중 설치할 예정이다. 또 IB 업무에 필요한 면허도 신청해 놨다. 대신증권 홍콩법인은 지난해 IB팀을 신설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중장기 계획으로 IB 부문 진출을 검토 중이다.
윤태희 우리투자증권 홍콩법인 이사는 “국내 증권사가 홍콩에 처음 나온 건 1990년대 중반이지만 일관된 전략을 갖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건 불과 3~4년 전”이라며 “올해부터는 각 증권사가 보다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 확대-수익성 확보 딜레마
국내 증권사들이 홍콩에서 자리를 잡아가고는 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무엇보다 규모와 인력에서 글로벌 IB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국내 증권사 홍콩법인 중 자본금이 1000억원을 넘는 곳은 삼성증권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3곳뿐이다. 인원도 대부분의 법인이 10명 이하다. 회원 증권사가 494개인 홍콩거래소에 회원으로 가입한 곳은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두 곳뿐이다.
단기간에 규모를 키우는 것이 해답은 아니라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고민은 상당하다. 삼성증권은 2009년 8월 홍콩법인에 1억달러를 증자하고 인력도 127명으로 늘렸지만 2009년 164억원, 2010년 441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278억원의 적자가 났다.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만큼 수익이 나지 않는 탓이다.
홍콩=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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