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이 급격히 몸집을 키우자 코스피지수가 오후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오후 2시1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29포인트(2.05%) 떨어진 1825.45를 기록 중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고용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유럽 불안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프랑스는 약 80억유로 규모의 장기국채 입찰에 성공했지만 낙찰금리가 상승해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는 강보합으로 장을 출발했다가 외국인의 '팔자'에 이내 반락했다. 이후 기관과 프로그램의 매도 규모가 확대되면서 낙폭도 커졌다. 오후 2시께부터는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코스피200지수선물 3월물에 대해 9000계약 이상을 순매도하면서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0.4~0.5대로 하락, 프로그램 매도 규모도 3000억원대로 불어나 코스지수가 급락하고 있다.

전체 프로그램은 3059억원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2411억원, 비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648억원이 빠져나가고 있다. 기관은 1345억원, 외국인은 42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중이다. 개인 홀로 374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고 있다.

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 중이다. 통신업, 철강금속, 건설업, 화학, 운수창고, 음식료업, 운수장비, 제조업, 서비스업 등이 2% 이상 떨어지고 있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총 상위 30위권 내에서는 하이닉스, 롯데쇼핑, 하나금융지주 세 종목을 제외하고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기아차, LG화학, 신한지주, 삼성생명, SK이노베이션, KB금융, S-Oil이 2~3% 떨어지는 중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북한 영변 경수로 대폭발 관련한 루머가 돌고 있지만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며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재료 노출로 받아들인 시장에서 더 이상 나올 호재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루머 등이 겹쳐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말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에서 최근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과 북한 관련 루머, 삼성전자 실적 발표 등이 겹쳐 증시의 출렁임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북한 루머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 이보다는 유럽 불안이 커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루머 외에 장중에 나온 특별한 이슈는 없으나 유럽 불확실성에 지수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9000계약 이상을 팔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