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석유화학, 담수, 해양플랜트 모듈 제작업체인 성진지오텍의 신주를 인수해 지분(증자 이후 10%)을 확보키로 결정한 가운데 현 최대주주인 포스코(43.12%, 작년 9월 기준)가 2대주주인 전정도 전(前) 회장 측 지분 약 20%를 모두 인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와 복수의 관계자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성진지오텍을 완전한 자회사로 지배하기 위해 2대주주인 전 회장 지분 11.7%와 특수관계인 유영금속의 보유지분 9.7%를 전량 인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삼성엔지니어링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완료된 이후 전 회장과 유영금속의 보유지분은 각각 10.6%와 8.7%로 낮아질 예정이고, 유영금속은 전 회장의 100% 자회사다.

포스코는 2년 전 성진지오텍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그간 특별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해 7월께 열린 포스코그룹 합동 기업설명회(IR)에도 성진지오텍은 제외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7월 22일 열린 포스코그룹사 합동IR에 성진지오텍이 참여할 수 없었는데 이는 2대주주인 전 회장의 지분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포스코그룹의 진정한 자회사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초 성진지오텍의 대표이사는 포스코그룹쪽에서,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포스코특수강쪽 출신이 내려와 변경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뒤 그룹 내에서 당분간 유상증자 등으로 자회사의 자금지원에 나서지 않도록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만간 2대주주의 지분을 모두 가져갈 것이고, 이번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참여 역시 포스코와 삼성그룹 간 협력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진지오텍은 전날 공시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과 567억원 규모의 신주를 배정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증자로 530만6671주가 신규 발행될 예정이다. 신주의 발행가액은 1주당 1만900원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