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터질 게 터졌다"…최시중 위원장 거취 관심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불거진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최 위원장은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답변을 통해 “사실 여부를 떠나 위원장으로서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 고 말했다.

그러나 “금품 수수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비리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최근 언론들은 최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는 정용욱 전 보좌역(48)의 비리 혐의와 최 위원장의 연루 의혹을 연일 보도했다. 정씨가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케이블TV 회사, 이동통신사 등으로부터 수억원씩 받았고 최 위원장도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핵심이었다.

방통위와 관련 기업·기관들은 일제히 “사실무근”이라는 해명 자료를 냈다. 그러나 방통위 내부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씨가 작년 10월 그만두기 전에 나돌았던 소문만으로도 언젠가 큰일이 날 것이라고 봤다는 얘기다.

요즘 방통위는 극도로 어수선하다. 5일로 잡았던 상임위원 전체회의를 오는 19일로 미뤘고 최 위원장의 미국 방문 계획은 취소했다.

방통위 안팎에서는 이 지경에 이른 데 대해 몇 가지 요인을 꼽는다. 정치권 출신 위원장이 4년이나 자리를 지킨 점, 규제를 담당하는 부처에 정치 브로커나 다름없는 보좌역을 둔 점, 방통위가 방송사업자들의 로비 대상이 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에 맛을 들인 점 등이다.

최 위원장의 거취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를 대체할 마땅한 인물이 없어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긴 하지만 조직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도 간헐적으로 들린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