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실적 먹구름'…4대지주 순익 전망 석달새 1조 이상 '뚝'
은행주가 실적 악화 우려에 급락했다.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지면서 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인하로 비이자이익마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와 은행의 주가를 나타내는 한국거래소 금융업지수는 4일 2.13% 급락했다. 신한지주가 4만550원으로 1.93% 하락한 것을 비롯해 KB금융(-1.61%) 하나금융(-2.31%) 우리금융(-1.97%) 등 금융업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전 종목이 하락했다.

실적 악화 우려가 은행주 급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기업은행은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4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공시를 낸 지난 3일 1.61%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6.15% 급락했다. 기업은행 종가 1만1450원은 2009년 7월13일(1만1150원) 이후 최저치다.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8조3410억원으로 지난해 10월 집계 때보다 1조1531억원(12.1%) 감소했다.

가계부채 연착륙과 서민 금융 지원을 위해 정부가 은행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재곤 메리츠종금증권 금융팀장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금리가 인하돼 이자이익이 줄고 수수료 인하로 비이자이익도 감소할 것”이라며 “은행 순이익 전망치는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은행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고 유럽 은행권의 유동성 경색 우려가 완화된 점이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로 2004년 이후 평균치인 1.2배의 절반이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은행들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해 11월 말을 정점으로 하락세”라며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면 은행주의 저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