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인 검찰에 쓴소리를 남기며 옷을 벗는 검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박성수 울산지검 형사제1부장검사(48·사법연수원 23기·사진)는 4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사랑받는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를 소망하며”라는 글을 남기고 이날자로 퇴직했다. 두 달 전 지난해 11월에는 백혜련 검사가 “검찰이 부끄럽다”며 옷을 벗었다.

박 부장검사는 앞서 백 검사처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등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원인에 대해 “몇 가지 정치적인 사건 처리에서 검찰권을 무리하게 남용하고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수사팀도 모르게 제공된 정보가 불순한 의도 아래 조작되거나 생산되었을 가능성도 있고, 공명심에 이끌려 성급하게 판단함으로써 일을 그르친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검찰의 잘못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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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장검사는 이어 대검 중수부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대검 중수부에 대해 “정치권력이나 시장권력의 부정부패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그간 무소불위 검찰권력의 상징으로서 그 정치적 편향성 시비로 인해 검찰 전체로 봐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많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중수부 기능은 서울중앙지검 등으로 이전을 제안했다.

검찰 수뇌부를 향해서도 그는 “지연이나 학연 등에 의해 지나치게 편중된 인사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정치적 편향성은 띠지 않았는지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박 부장검사는 “우리(검찰)가 변하지 않고 국민을 향해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니 인권 보장이니 하는 말들을 외치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보다 대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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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치검사’ ‘편파검찰’이라는 말 대신에 ‘국민검사’ ‘개념검찰’이라는 말이 국민의 가슴 속에 자리잡도록 모두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는 말로 고별사를 맺었다.

박 부장검사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고,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