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헝가리와 협상 개시는 미정"
금융지원 불발 우려 고조에 포린트화 가치 급락세

헝가리 정부가 이달 중하순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금융지원을 얻기 위한 공식 협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정부 대변인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어르토 페테르 대변인은 이날 민영TV TV2와 인터뷰에서 "애초 계획대로 이달 중후반 IMF 금융지원 공식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의에 도달하는 게 모두의 이익이다.

따라서 우리는 당연히 합의를 얻으려고 분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헝가리 정부는 IMF로부터 150억~200억유로 규모의 금융지원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어르토 대변인은 작년 연말 의회에서 통과된 중앙은행법 개정안은 유럽연합(EU)의 의견들을 받아들여 원안을 고친 법안인 만큼 유럽 표준에 완벽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헝가리 여당은 원안에 대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수정을 제안한 15개 사항 중 13개를 수용해 고쳤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인 통화정책위원 수 확대(7명→9명)와 중앙은행 부총재 수 확대(2명→3명) 등 2개 사항은 원안을 고수한 채 통과시켰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의회 표결 직전 언론과 인터뷰에서 "2개 사항은 여전히 견해차가 존재한다.

필요하다면 유럽사법재판소에서 우리의 견해를 옹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수정된 법안은 정부와 정당이 중앙은행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열어놨다"며 "이는 EU 조약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IMF·유럽연합(EU) 대표단은 지난달 중순 중앙은행법 원안을 거부, 헝가리 정부와 벌인 금융지원을 위한 예비논의를 중단했다.

EU 집행위원회 올리버 베일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정안의 법적 환경에 대한 확실성이 아직 없기 때문에 IMF와 EU 집행위가 금융지원을 위한 공식 협상 개시를 위해 부다페스트로 돌아갈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헝가리가 중앙은행법 개정안의 의회 처리를 감행함에 따라 IMF 등으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지 못하고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포린트화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낮 포린트-유로화 환율은 유로당 316포린트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바짝 근접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