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기득권 없다"…떨고 있는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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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 인적쇄신 예고…비대위 힘 실어줘
영남·강남 "현역 전부 불출마하라는 거냐"
영남·강남 "현역 전부 불출마하라는 거냐"
4월 총선 공천에서 자신을 비롯해 한나라당 구성원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되 현역의원의 프리미엄을 없애는 내용을 담은 공천 개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 내에선 물갈이 문제를 놓고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그동안 우리는 매번 개혁과 혁신을 한다고 하면서도 번번이 주저앉곤 했는데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정치권 내부의 논리를 버리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무늬를 바꿔 국민 신뢰를 받겠다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겠다”며 “포장이 아니라 내용을 확 바꾸고 구시대 정치의 폐습을 혁파해야 하며, 국민을 위한 정책이 불필요한 이념 싸움으로 둔갑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이 대대적 인적 쇄신을 예고하고, 또 총선에서 당 지지도보다 5%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낮은 현역을 일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당내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영남권 의원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으며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의원들도 불만을 터뜨렸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서울의 ‘강남벨트’ 지역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영남과 서울 강남지역은 한나라당 지지율이 높아 현역의원 지지율이 5%포인트 이상 낮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강남지역의 한 초선의원은 “‘5% 룰’이 지역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기준 같다”면서도 “여론조사 기한으로 알려진 설 전후까지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전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한 측근은 “박 위원장은 ‘지독한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에 친박 인사라 하더라도 공천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감싸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위원장은 실제로 최근 비대위 회의에서 “설 전까지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해 김종인 이상돈 비대위원이 주장한 ‘물갈이론’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현역의원들에 대한 사전 검증을 대폭 강화하고 공천심사위원회를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해 독립성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향식 경선 시 현역 프리미엄을 없앨 수 있도록 현역과 신인의 ‘1 대 1’ 구도를 만드는 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여의도연구소가 지난해 말 실시한 사전 여론조사 결과 ‘5% 룰’을 적용하면 물갈이 지역은 영남권에서 90%, 수도권에선 7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
김성조 의원(경북 구미시갑)은 “현역의원의 기득권 포기형 국민개방 경선을 실시하자”며 “지역별 한나라당 예비후보들 간 1차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1, 2위를 차지한 후보가 최종 경선을 치르자”고 제안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