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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세법·예산] '버핏세' 바람타고…고소득자 6만6000명에 年7700억 중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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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 증세' 국회 기습 통과

    5억원 벌면 세금 年600만원 더 내야
    면세자는 그대로 … 과세 형평성 논란
    [2012 세법·예산] '버핏세' 바람타고…고소득자 6만6000명에 年7700억 중과세
    소득세 최고세율 신설이 지난해 말 정기국회 폐회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통과됐다.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예정돼 있던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8800만원 초과 35%→33%)가 백지화된 데 이어 3억원 이상 소득(과세표준액 기준)에 대해서는 ‘38%의 최고세율’을 신설하기로 여야가 표결처리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은 이로써 완전히 백지화됐다.

    ◆후퇴로 일관한 MB 감세정책

    [2012 세법·예산] '버핏세' 바람타고…고소득자 6만6000명에 年7700억 중과세
    소득세 최고세율 신설 방안은 민주노동당이 2010년 의원입법 형태로 1억2000만원 초과구간을 별도로 만들어 40% 세율을 매기자고 요구했다. 당시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뒤 부자정당 이미지를 씻기 위해 ‘부자증세론’을 들고 나오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자본이득 과세 강화’를 골자로 한 버핏세 바람이 분 것도 영향을 줬다.

    하지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12월28일 소득세 최고세율 신설을 제외했다. 당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자본이득 과세를 포함해 조세체계 전반을 손질할 필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다시 바뀐 것은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이용섭 민주통합당 의원과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 등 여야 52명의 의원들이 ‘2억원 초과 소득에 38% 세율 적용’을 30일 오후 들고나오면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정기국회 본회의 마지막날인 31일 한나라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3억원 초과 소득에 38% 세율 적용’으로 의견을 모아 통과시켰다.

    ◆조세형평성 훼손 가능성

    정부는 지난해 과세표준액 기준 소득액이 3억원을 넘는 개인은 6만6000명이라고 설명했다. 종합소득 과세대상자 2만3391명 외에 근로·양도·사업소득 등 한 분야에서 과세대상소득 3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고소득자를 포함한 숫자다.

    소득세 최고세율 3%포인트 상향조정(35%→38%)으로 이들에게 더 걷는 세금은 연간 7700억원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세금의 형평성이다. 소득세를 아예 내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상황에서 소수의 고소득자 세부담만 늘렸기 때문이다. 3억원 초과 소득에 대해서는 추가소득 1억원당 300만원의 소득세를 더 내야 한다. 예컨대 과세표준액이 5억원인 기업경영인은 지난해 1억4420만원의 세금을 내던 것을 올해부터는 1억5020만원을 내야 한다.

    민경국 강원대 교수는 “정치적으로 ‘부자 증세’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일방적으로 개인 고소득자들만 억울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권 말 졸속 증세 부작용 우려

    정부는 여당인 한나라당 주도로 소득세법 개정안이 충분한 논의 없이 처리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재정부 세제실 고위 관계자는 “법은 국회가 개정하기 때문에 정부 역할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경기가 더 나빠지면 다시 감세론이 등장할 수도 있는데 너무 성급하게 처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국가 총수입 예상액은 344조1000억원”이라며 “7700억원이 더 들어온다 하더라도 전체의 0.2%에 불과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재정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김영봉 세종대 석좌교수는 “경제의 근간인 세제는 정권 말기에 졸속 증세가 이뤄진다면 그 부작용이 엄청날 것”으로 우려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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