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경영전략] 삼성, '5대 신수종 사업' 올해부터 성과 낸다
삼성의 올해 화두는 ‘위기대응’과 ‘지속성장’이다. 삼성은 올해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돌발 상황에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 경영을 펼칠 전망이다. “눈앞의 이익보다 10년 후 먹거리를 찾으라”는 이건희 회장의 지침대로 올해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2년간 5대 신수종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채비를 마친 만큼 2012년에는 신사업에서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저성장 극복하고 위기대응력 키워야

삼성 계열사들은 삼성경제연구소가 매년 하반기에 발간하는 이듬해 경제전망을 참고로 경영전략을 수립한다. 작년 9월 연구소는 2012년이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각국의 성장률이 하락해 경제 활력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는 2년 연속 둔화되고 한국의 성장 동력도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세계 성장률은 올해 3.8%에서 내년 3.5%, 국내 성장률은 4.0%에서 3.6%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1093원에서 올해 1060원으로 추정했다.

연구소는 재정 적자 탓에 각국의 경기 부양 능력도 크게 약화돼 돈맥 경화 현상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저성장으로 인해 각국이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삼성 입장에서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올해에는 유럽과 미국이라는 대외적 불확실성에 국내 대선과 총선 등 메가톤급 정치적 변수도 대기하고 있다.

◆신수종 사업 지속 추진

[임진년 경영전략] 삼성, '5대 신수종 사업' 올해부터 성과 낸다
삼성은 2010년 5월 5대 신수종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분야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게 골자다. 2020년까지 5대 사업에서 5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4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2010년과 2011년은 신수종 사업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땅을 고르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세조정을 마치고 올해는 신수종 사업에서 일정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사업별 추진 주체를 일부 바꿨고 전담 조직도 다시 꾸렸다.

태양전지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투트랙 체제에서 삼성SDI로 일원화했다. LED의 주체였던 삼성LED는 올해 삼성전자에 흡수합병된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회사를 만들어 바이오 제약 분야를 이끌고 갈 핵심 주체로 삼았다.

삼성은 신사업 외에 기존 사업의 역량도 동시에 강화할 전망이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경기도 화성의 16라인 공장에서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총 12조원을 투자해 12인치 낸드플래시를 월 20만장(웨이퍼 투입 기준)씩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D램과 낸드플래시를 대체할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M램(자기메모리)이 대표적인 차세대 반도체로 꼽히고 있다. 시스템LSI 분야 경쟁력 업그레이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CD패널 분야에서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 이 제품을 냉장고 전면에 장착하면 문을 열어보지 않고서도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다. 구부릴 수 있는 스마트폰도 내놓는다. 유리 대신 플라스틱을 화면에 장착해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휴대폰’을 만든다는 게 1차 목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