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드코프 국장 "북한, 대남 도발에 관심 없어"

러시아의 해외정보 수집 업무를 책임지는 대외정보국(SVR) 국장 미하일 프라드코프는 24일(현지시간) 자신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북한 방송 보도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프라드코프 국장은 이날 현지 뉴스 전문채널 '라시야 24(Russia 24)'와의 인터뷰에서 '언제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알았나'라는 질문에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기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한국에 대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해 "그러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지만 아주 심각하고 현실성이 높은 것으로 논의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같은 상황은 전체 (동북아) 지역을 불안정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것이기 때문에 (관계국들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 생각에 북한 지도부도 그러한 것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프라드코프는 "김정은이 처음 한동안 경험 부족과 갑작스런 집권으로 힘들어하면 주변에서 그를 도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북한 군과 보안기관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며 "지금까지는 심각한 우려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과 지속적으로 접촉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라드코프 국장은 현재 평양과 서울에 있는 지국으로부터 북한 정권이 어떻게 구성될지, 권력 분점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지 여부 등에 대한 보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과 정치 부문뿐 아니라 정보기관 간 채널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 여름 러시아를 방문했던 김 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이같은 관계 구축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대외정보국은 옛 소련 KGB(국가안보위원회)의 후신으로 국내 정보를 담당하는 연방보안국(FSB)와 달리 해외정보 수집 업무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 시절(2000~20008년)인 2000년대 중반 총리를 역임하기도 했던 프라드코프 국장은 지난 5월 북한을 방문, 김 위원장을 만나 식량 지원과 경협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