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도시 걸맞은 도시형태로 재편돼야"

서울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 전철이 오는 21일로 개통 1년을 맞는다.

지난해 12월 21일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서울~춘천 간 출퇴근이 가능해진 춘천은 내년 2월에는 시속 180km로 달리는 준고속열차인 `ITX-청춘'까지 가세, 또한번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전철개통 이후 옛 무궁화열차 때보다 무려 4배 이상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춘천지역은 관광객과 인구증가 등 많은 순기능이 나타났지만 상권유출 등 해결과제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교통망 개선이 가져온 역기능을 보완해 수도권 도시에 걸맞은 도시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철 개통..이용객 4배 증가 = 지난해 말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이후 열차 방문객이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1일 개통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춘천지역 6개역(춘천, 남춘천, 김유정, 강촌, 굴봉산, 백양리역) 하차인원은 모두 43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철 개통 전 같은 기간(1월~11월) 무궁화열차를 이용한 115만명에 비해 3.8배 늘어난 것이다.

1일 방문객은 1만3천여명, 월평균 방문객은 39만7천여명으로 집계됐다.

6개 역사 승하차 총 이용객은 870만여명으로 나타났다.

역사별 이용객은 남춘천역이 389만3천839명으로 가장 많았고 춘천역 336만8천423명, 강촌역 92만5천208명, 김유정역 19만9천657명, 굴봉산역 16만5천347명, 백양리역 14만7천190명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경춘선 개통 이후 상반기 춘천지역 주요 관광지의 관광객은 모두 422만여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1~6월)보다 26.3%가 늘어난 것으로 춘천시는 분석했다.

특히 철도 이용객 증가는 음식업소의 매출도 끌어올려 월평균 34.6%가량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땅값도 '급등'..대학은 즐거운 `비명' = 전철 개통으로 춘천의 부동산 가격이 치솟아 공시지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국토해양부가 올해 초 발표한 `2011년 표준지 공시지가` 집계 결과 전국 251개 시ㆍ군ㆍ구 중에서 춘천시가 6.22%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 1.98%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또 1천 가구에 달했던 미분양 아파트가 해소된 데 이어 건설사들이 잇따라 분양에 착수, 연말까지 모두 3천 가구에 가까운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전철 개통은 춘천지역 대학가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와 올해 초 강원대의 정시모집의 경우 지원자가 급등, 평균 6대 1의 지원자가 몰려 지난해 4.7대 1보다 크게 높았다.

한림대도 8대 1로 지난해 5.5대 1보다 상승했다.

수도권 고교 출신 지원자도 강원대가 52.4%, 한림대가 62.8%를 차지했다.

최근 실시된 2012년도 수시모집에도 춘천권 대학들은 경춘선 전철 개통 영향으로 수도권 지역 학생들이 대거 몰려 한림대의 경우 지난 17일 수시 2차 원서접수 마감결과 510명 모집에 5천105명이 지원, 역대 처음으로 경쟁률 10대 1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대학의 수시 1차의 경우에는 수도권 출신 지원학생이 1천577명으로 2010년도(627명)와 2011년도(1천183명)에 비해 급등했다.

◇'상권유출' 역기능..해결과제로 남아 = 반면 경춘선 개통으로 상권유출 등 역기능도 나타나 춘천시가 수도권 도시에 걸맞은 진단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 5월 강원대 대학원 박사과정 모임인 '춘소학술연구회'가 춘천시민 751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47.4%(356명)가 여가활동을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한다'고 답했다.

또 통학생이 늘면서 대학가 자취생은 30% 정도 줄어들고 수도권 학원으로의 이용도 20%가량 늘었으며 전철 이용객이 늘면서 시외버스 이용객은 40%가량 감소하는 등 상권 유출도 직간접적으로 이어졌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춘천이 관광 형태를 다양화하고 연계 교통체계를 정비, 신교통수단 도입 등으로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노승만 동북아연구센터장은 "많은 변화를 겪는 춘천은 그동안의 이미지를 탈피해 수도권 도시에 걸맞은 도시형태로 변모하기 위해 전문가, 시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ha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