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로 예정돼 있는 SK그룹의 임원 정기인사가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의 검찰수사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SK그룹에 따르면 매년 늦어도 12월 23일께 70∼80명 규모의 계열사 사장과 임원 승진 및 전보인사를 단행하고 조직을 개편했지만 올해에는 최 회장 형제에 대한 검찰의 수사로 인해 인사와 조직개편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연말이면 대규모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하고 차기연도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최 회장과 부회장이 모두 검찰 수사에 연루돼 있어 그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그룹 전체가 사실상 '마비'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룹의 핵심업무를 맡고 있는 재무와 투자, 기획담당 임원들이 검찰에 연일 소환돼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경영 공백'이 빚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른 관계자는 "이들 업무 담당 임원들의 경우에는 인사와 조직개편,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등으로 연말이 가장 바쁜 시기인데 거의 매일 검찰에 불려가고 있어 그렇지 못하다"며 "아마도 인사와 조직개편이 내년에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미 채용한 1천100명 규모의 신입사원 교육과 배치도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원래 내년 1월 1일자로 입사하는 사원들을 한달동안 교육시킨 뒤 계열사 각 부서에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하지만 사회생활 새내기인 신입사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다각도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SK텔레콤 등 18개 그룹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천800억원 가운데 500억원을 선물투자금으로 조성한 의혹을 사고 있으며 최 회장도 여기에 관여했는지를 조사받기 위해 19일 오전 소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