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케팅 마지막 불꽃 '골든글러브'
출범 30주년을 맞아 정규시즌 680만 관중 시대(입장수입 551억원)를 열며 최고의 인기를 누린 프로야구. 8개 구단과 선수들의 화끈했던 경쟁만큼이나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 역시 치열했다. 올 시즌을 마무리하며 각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삼성전자와 기아자동차 등 기업들의 장외 마케팅 대결이 뜨겁게 펼쳐졌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팀 사상 최초로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삼성은 11일 서울 대치동 SETEC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공격적인 기업 마케팅을 벌였다.

프로야구 마케팅 마지막 불꽃 '골든글러브'
삼성전자는 삼성카메라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시상식에서 프로야구 스타들을 카메라로 찍을 수 있는 ‘골든글러브 출사 이벤트’를 진행했다. 20명(1인 입장권 2장)을 뽑는 이 이벤트에는 150명의 신청자가 몰려 7.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출사단 이벤트에 참가한 박용현 씨(28)는 “평소 좋아하던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사진까지 찍을 수 있어 신난다”며 “응원하던 선수의 수상 순간까지 함께할 수 있어 최고의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또 젊은 고객이 많이 방문하는 삼성모바일샵의 페이스북에서 응원 댓글 이벤트를 펼치며 야구팬들에게 골든글러브 시상식 관람 기회를 제공했다. 페이스북 이벤트 페이지에 포지션별 골든글러브 후보 선수의 수상을 기원하는 응원 댓글을 남긴 사람 중 35명(1인 2장)을 추첨해 시상식 입장권을 선사했다.

기아자동차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준대형 세단인 K7을 의전용 차량으로 지원했다. 수상 후보자 30여명 가운데 원하는 선수들에게 운전기사까지 제공해 숙소나 집에서 메이크업 장소와 시상식장으로 데려다줬다. K7을 타고 시상식장에 들어온 프로야구 스타들의 모습은 사진 등을 통해 공개돼 커다란 마케팅 효과를 얻었다.

롯데카드를 비롯한 프로야구 후원사들의 마케팅도 뜨거웠다. 올 시즌 메인 후원사인 롯데카드는 시즌 전 기간 롯데카드로 경기 관람권을 구입한 관객 1명당 100원씩 적립해 모은 6800만원을 유니세프 기금으로 전달했다. 기금 전달식은 시상식 2부 도입부에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후원사인 한국야쿠르트는 8개 구단의 외야 구역에 마련한 왕뚜껑 홈런존에 홈런볼이 떨어질 때마다 150만원씩 모아 적립금액을 불우이웃에 전달했다. 동아오츠카도 1500만원 상당의 포카리스웨트 후원 물품을 수상자 10명이 졸업한 초등학교에 전달했다.

2013년 1군 참가를 준비하고 있는 프로야구 제9단 NC 다이노스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활용해 예비 팬몰이를 시작했다. 구단의 상징 동물인 공룡 사진을 찍어 NC의 공식 트위터에 올린 신청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총 20명을 뽑아 시상식에 초대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