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발표 후 처음…"정시가 더 골머리" 탄식도

지난달 30일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배부 이후 처음 맞이한 주말인 3일과 4일 열린 주요 입시설명회에는 초겨울 추위에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거 몰려 성황을 이뤘다.

특히 쉽게 출제된 수능으로 변별력이 약해지면서 정시 지원전략을 짜느라 설명회장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4일 오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진학사 주최로 열린 설명회에는 1∼3층 1만2천석을 꽉 채우고도 자리가 모자라 복도와 통로까지 인파로 가득 찼다.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긴 줄을 섰고, 주최 측이 준비한 자료 1만5천부는 행사 시작 직후 동났다.

설명회에서는 상위권 변별력이 약화된 시험결과 분석과 함께 정시 특징과 전망, 대학별 모집요강 분석이 이어졌다.

참석자 대부분은 미리 준비한 수첩과 갖가지 색깔 펜을 꺼내 수업시간에 필기하듯 강사진 설명을 빼곡히 적어나갔다.

행사가 진행되는 3시간여 동안 자리를 뜨는 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하락할 만큼 유난히 쉽게 출제된 외국어 영역 점수와 그래프가 대형 스크린에 뜨자 객석에서는 일제히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마이크를 든 강사는 "1∼2등급 사이에 정말 많은 학생이 몰려 있다.표준점수가 하락했으니 올해는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 가운데 외국어 가중치 두는 곳을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하향지원 추세가 예측된다면서 강사가 "다들 비인기학과 지원계획을 갖고 있지 않으냐"고 농담을 던지자 시종 진지하던 좌중에서 "맞아, 맞아"라며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설명회 참석자들은 대체로 등급 컷이 올라가고 백분위가 내려간 것 때문에 정시 전략을 세우는 데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었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상일여고 3학년 김수연(18)양은 "외국어 영역 백분위가 확 내려갔다.정시에는 수능 점수를 내야 하는데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모르겠다.오히려 수시보다 머리가 더 아프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고3 자녀를 둔 주부 최민아(49)씨는 "변별력이 없어져 학부모들은 너무 힘들다.수능은 솔직히 줄 세우려고 보는 시험인데, 쉬워진다고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 같나?"라고 반문하고는 "이러다 재수라도 하면 돈이 더 든다.

아이를 논술학원에 보낼지 컨설팅을 받게 할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날인 3일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EBS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교육과학기술부 공동주최로 열린 입시설명회에도 8천500여명이 참석했으며, 비상사태에 대비해 구급차가 대기하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