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규제·줄어드는 학생 수 … '자기주도 학습' 사업모델이 정답
내년 사교육산업의 업황은 올해에 이어 여전히 먹구름이 끼어 있는 상황이다. 2012년 사교육산업의 부진을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첫째로 사교육의 주 타깃인 초·중·고교생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사교육 시장에서 2000년 이후로 초등학생 인구가 연평균 1.7% 감소했고, 2007년 이후에는 중학생이 1.6%의 감소세를 보여왔으며, 지난해부터는 고등학생 인구마저 감소세로 전환했다. 인구 감소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주요 학령인구는 연평균 3.8% 감소해 2000년 800만명이던 학령층 인구는 2012년 690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사교육 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사교육 시장 규모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한국에선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 출신이 명문대에 많이 진학하고, 명문대 출신 학생들의 취업률이 높은 특유의 사회구조가 지속돼왔다. 이에 따라 중·고등학생 사교육 시장은 명문대 진학을 위한 특목고 입시 시장 및 수학능력시험 대비를 위한 고교 입시 시장을 중심으로 발달을 지속해왔다.

정부는 중·고등부 시장이 사교육 시장의 핵심이라고 판단, 대입 사교육 시장 억제책으로 ‘EBS와 연계된 수능 70% 출제’와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했고 특목고 입시 시장의 활성화를 억제하기 위해 어려운 영어구술 시험을 폐지했다. 또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했다.

대입 합격을 위해 가장 중요했던 수학능력시험의 중요성이 낮아짐에 따라 이를 대표하던 대입 사교육 업체들의 성장성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고등부 온라인 점유율 1위인 메가스터디는 2006~2009년 연평균 38%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0학년 ‘수능시험-EBS 70% 연계’ 방침이 발표된 이후 매출 증가세가 확 꺾여 지난해 성장률은 1.3%에 불과했고, 내년 매출 증가율도 10%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메가스터디 등 고등부 시장을 점유하던 업체들이 EBS로 점유율을 빼앗기는 모습이 계속되고 있고, 특목고 진학의 대명사 격이던 청담러닝 정상제이엘에스 등 프리미엄 영어학원들이 성장성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올해 사교육업체 주가는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주요 타깃 시장이 고등부, 중등 프리미엄 영어로 압축됨에 따라 이를 대표하던 메가스터디 정상제이엘에스 청담러닝의 주가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사교육 시장 규모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5% 감소하는 등 정부의 사교육 억제책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사교육 규제·줄어드는 학생 수 … '자기주도 학습' 사업모델이 정답
따라서 내년에는 사교육 억제책의 사각지대인 초등학생 사교육 시장 안에서 인구 감소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사교육 업체들이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사교육 시장 억제정책으로 인해 대입 사교육 시장 및 프리미엄 영어 교육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영어시장의 축소에 따른 풍선효과를 누리는 사교육 시장은 자기주도학습전형 관련 사업을 하는 업체들로 압축될 전망이다.

최근 학습지업체들은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최대한 이른 시기부터 준비해야 하는 제도임에 착안해 아파트 등 거점 지역에 ‘자기주도학습관’이라는 소규모 학습센터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주요 타깃 연령대가 초등학생이다. 초등학교 사교육시장은 학급별 시장 중 그 규모가 가장 크고, 참여율도 가장 높기 때문에 정부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사업부의 성장에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또 최근 자기주도학습 전형과 관련한 사업모델은 기존 방문학습지의 콘텐츠에 소규모 학원이나 공부방의 형태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지난해 사교육시장 조사에서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사교육 채널이 학원 수강임을 감안하면 학습지 업체들은 학습지 시장과 더불어 학원 채널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출 증가에 긍정적이다.

대교는 2009년 말 이후로 자기주도학습관을 컨셉트로 한 ‘대교러닝센터’를 론칭, 2009년 말 235개에서 올해 2분기 말 기준 502개로 확대했다. 러닝센터 매출은 2009년 197억원에서 올해 1916억원으로 연평균 230%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학습지 관련 사업부인 ‘눈높이사업부’에서 러닝센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5%에서 올해 29%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대교 러닝센터 매출은 2347억원으로 매출 비중이 35%에 달해 기존 방문학습지 매출 감소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웅진씽크빅은 올해 초 웅진학습센터를 선보여 연말 150개의 학습센터, 매출 224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학습지 관련 사업부인 교육문화사업부 전체 매출의 5.7% 수준이다. 내년에는 학습센터를 200개로 늘리고 학습센터당 학생 수를 증대하는 전략을 통해 48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이는 교육문화사업부 전체 매출의 11.5%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지효 <HMC투자증권 연구원 katarina@hmc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