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수 감축, 주5일제 전면실시 의견도

"내년부터 전면 자율실시 형태로 도입하는 주5일 수업제를 조기에 정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시교육청이 '주5일 수업제'에 대한 교사와 시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자 '제2회 서울교육 정책포럼'을 열기에 앞서 29일 배포한 자료집에서 일선 학교 교사들은 주5일수업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주제발표를 맡은 서성진 구일고 교장은 발제문에서 "저소득층 자녀는 주5일제가 실시될 경우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며 "교육 여건과 주변 여건이 열악한 환경에 처한 학생,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 학생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장은 "초등학교 저학년도 부모가 자영업자, 파트타임 종사자 등인 경우는 근로시간이 법적으로 보장된 주당 40시간을 훨씬 넘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많다"며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토론자인 임종근 경일중 교장도 "생계형 직업의 부모에게는 주5일 수업제가 반갑지 않을 것이므로 정부 차원의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나홀로 학생'에 대한 돌봄교육을 철저히 하고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철저히 해 바우처 등 무상지원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신성호 고대부고 교사는 "교과부가 주5일제의 법 취지에 맞게 6차 교육과정의 수업시수를 기준으로 학년당 4시간씩 수업시수를 줄여 총론을 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사는 "현재 초ㆍ중학교는 교과시수를 감축하지 않고 주5일제를 하도록 돼 있어 학습 부담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교과부는 수업일수 늘리기(방학일수 줄이기)를 중단하고 수업일수를 190일로 못박아 교과 수업시수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자율실시'로 돼 있는 주5일제를 '전면실시'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홍태 연천중 교사는 "주5일제를 내년부터 전면 자율실시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자율'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전적으로 결정한다는 뜻으로 학교마다 실시 여부가 달라 `대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며 "현장 혼란을 막으려면 주5일제를 전면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교사는 "학운위가 주5일제 시행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하면 상당수 학교는 학부모들이 직장에서 주5일제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사교육을 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어 주5일 전면실시를 하지 않고 토요 격주 수업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밖에 지역사회 인프라 활용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신성호 교사는 "시청, 구청, 동사무소, 지역주민센터, 복지기관, 청소년 단체, 문화단체가 '주5일제 협의기구'를 구성하고 함께 만나서 지역사회 인프라 구축 상황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30일 서울시학교보건진흥원 강당에서 개최하는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취합해 관련 부서에서 참고할 예정이며, 주5일수업제의 조기 정착방안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