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지수는 유럽 위기 해결책 모색과 미국 연말 소비 호조 기대감에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의 이탈리아 지원설과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소매 매출 호조에 힘입어 2%대 급반등, 1810선을 회복했다. 기관이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사자'에 나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외국인은 8거래일째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추수감사절 연휴 간 소비 호조로 급등한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추수감사절 당일(24일)과 그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친 소매 판매 금액은 524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 재정 통합을 통한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는 소식도 증시 급등을 도왔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 통합 등 또다른 차원에서 논의를 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연말 소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변동성은 여전히 크겠지만 투자심리가 조금씩 완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통합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현실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유로화 체제의 최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재정 통합 논의는 상당히 심도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예정된 일련의 회의를 통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는지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29일과 30일(현지시간)에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 다음달 8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같은달 9일에는 EU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박 연구원은 미국 연말 소비 수혜 기대로 전날 전기전자업종 지수가 3.8% 급등한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되고 업종 및 종목이 반등하기 시작할 경우 투자자들의 선호도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독일과 프랑스가 모종의 합의점을 찾은 새로운 재정통합 세부안에는 유럽 정부들의 재정적자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들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구제자금 지원에 앞서 재정감독 강화를 강조했던 독일의 요구가 반영돼 이번주 EU 재무장관회담이나 내달 EU정상회담 등에서 독일의 입장 변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연말 소비도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어 자동차 등 미국 소비 경기와 금융·은행 등 유럽 문제 해소를 겨냥한 단기 매매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저했다.

다만 아직까지 유럽 해결책이 분명히 제시되지 않은 만큼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주용 부국증권 연구원은 "아직 IMF의 이탈리아 지원에 대해서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감은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 역시 거래량을 크게 줄이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유럽의 재정위기 상황이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