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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봇대'는 살아있다] 아무리 낡아도 보수 못하는 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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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규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2) 형식에 얽매인 규제

    현실성 없는 안전규정
    주거지역 안에 있으면 안전 이유로 개·보수 불허
    전국 충전소 1900곳인데 인구 많은 서울은 70곳뿐
    ['전봇대'는 살아있다] 아무리 낡아도 보수 못하는 주유소
    서울 송파구의 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는 20년 전 건축 당시 도시계획법에 따른 용도지역이 준공업지역이었다. 2000년대 들어 충전소 주변을 중심으로 주택이 늘어나면서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됐다.

    LPG 충전 수요가 증가한 데다 개업한 지 20년이 지나면서 설비 증축의 필요성이 커졌다. 낡은 주유시설과 편의시설에 대해 불평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하지만 시설 개축이나 보수를 못한 채 손을 놓고 있다. 현행 국토계획법에서는 주거지역 안에 있으면 안전상의 이유로 개축이나 보수를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시에 자리잡은 SK 주유소도 사정은 비슷하다. 시설 증축을 위한 건축 심의까지 통과했지만 얼마 전 인·허가가 취소돼 버렸다. 주변에 공동주택인 빌라가 들어서기로 하면서 주택과의 안전거리 확보 등에서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 주유소나 충전소 가운데 이런저런 복잡한 규제에 부딪칠 것을 우려해 증축이나 개축을 검토만 하다 끝내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유소나 충전소의 시설 노후화 등으로 사고 위험이 높아졌지만 주변 환경이 변하면서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안전을 위한 법령이 되레 주변과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뒤늦게 들어선 주거시설 때문에 주유소와 충전소 시설에 대해 최소한의 개·보수마저 할 수 없게 되면 결국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고 안전 확보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유사와 충전소 사업자, 관련 협회 등은 용도지역 변경이나 주변 보호시설 건축 이전부터 운영해온 주유소와 LPG 충전소를 개축하고 보수하는 것은 허용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주거지역이 되기 전에 먼저 들어선 것이 주유소나 충전소인데 주변 환경이 바뀌어서 증축이나 개보수를 못하니 결국 문을 닫으란 얘기밖에 안 된다는 주장이다.

    LPG 충전소는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따른 용도지역별 주유소 및 충전소 신·증축 제한 등의 규제로 서울엔 더 이상 신축 자체가 어려운 지경이 됐다. 전국 충전소가 1900곳에 이르지만 국내 인구의 5분의 1이 몰린 서울지역 충전소는 60여곳뿐이다.

    김영재 E1 대외협력팀 대리는 “수요에 맞추려면 서울에 300곳 이상은 있어야 하는데 2009년 말 기준 69곳에서 지난해 67곳으로 되레 줄었다”며 “규제에 막혀 신축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기존 충전소도 리뉴얼이 어려워 편의성이 줄어드니 결국 소비자 불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규제에 묶인 주유소 서울 등 대도시의 많은 주유소와 충전소는 시설 노후화로 인해 신·증축이 필요하다.서울 오장동의 낡은 주유소에서 직원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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