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시빅, 혼다 구원투수 될까?
혼다코리아가 최근 ‘올 뉴 시빅’을 출시했다. 지난달 스포츠 하이브리드 모델인 ‘CR-Z’를 출시한 데 이어 내놓은 주력 모델이다. 정우영 혼다코리사 사장은 신차발표회에서 “올 뉴 시빅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혼다코리아가 최근 몇 년간 신차 출시 저조와 일본차에 대한 신뢰도 저하 등으로 겪은 판매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혼다의 주연급 볼륨 모델인 올 뉴 시빅의 역할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올 뉴 시빅의 외관은 이전 8세대 시빅에 비해 크게 바뀌진 않았다. 대신 디자인이 한층 정돈됐다. 차의 뒷부분이 이전보다 높아지고 폭도 넓어져서 스포티한 느낌을 냈다. 외부보다는 내부의 변화가 더 컸다. 공간이 넉넉해졌다. 앞·뒤바퀴 사이 거리인 축거가 이전보다 3㎝ 늘어났고 뒷좌석 승객이 발을 놓는 공간인 레그룸도 4㎝ 넓어졌다. 운전석 계기판은 이전에 인사이트나 CR-Z에만 적용됐던 ‘멀티플렉스 미터’, ‘아이미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운전자 눈높이에서 차량의 속도와 연료게이지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시빅의 주행감은 흠잡을 데 없었다. 가속력도 양호해 시속 190㎞까지 무리없이 치고 올라갔다. 공인연비는 이전보다 9% 향상된 14.5㎞/ℓ로 개선됐다. 그러나 과속과 급브레이크를 반복하면서 주행한 결과 실연비는 9.5㎞/ℓ 수준이었다. 혼다 측은 흡음제를 부착해 소음을 잡았다고 설명했지만 운행 시 소음은 경쟁차종에 비해 큰 편이었다.

시빅은 1972년 첫 1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40년째 이어져온 모델이다.혼다코리아는 이번에 가격상승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비슷하거나 낮춰서 가격을 책정했다. 올 뉴 시빅은 기본형인 1.8LX와 EX 두 종류, 그리고 하이브리드까지 총 3종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기본형이 2690만원, EX는 2790만원, 하이브리드는 3690만원이다. 정우영 사장은 “시빅 하이브리드는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충분히 겨뤄볼 만한 모델”이라며 “올 뉴 시빅의 연간 판매량 목표를 2000대로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국내 경쟁차종에 비하면 소비자들의 결정이 망설여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아반떼나 포르테는 가격이 1300만~2000만원대다. 혼다와 최대 2배 차이가 나고 풀옵션을 감안해도 시빅이 700만원 가까이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시빅이 국산 모델과 경쟁하려면 시빅의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등 마케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