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월드컵에 김형성ㆍ박성준이 왜 ?
세계 28개국이 참가한 골프 국가 대항전 ‘오메가 미션힐스월드컵’이 중국 하이난섬의 미션힐스골프장에서 27일 막을 내렸다.

올해 한국 대표는 김형성(31)과 박성준(25)이었다. 김형성의 월드랭킹은 315위, 박성준은 437위다. 그 나라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선수들이 출전해야 하는 월드컵에 최경주(15위) 김경태(24위) 배상문(26위) 양용은(44위) 노승열(99위) 대신 왜 이들이 나갔을까.

월드컵은 세계 랭킹 상위권자들의 출전을 독려하기 위해 100위 이내 선수에게 예선전 없는 자동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도 100위권 내 선수가 출전하면 자동으로 나갈 수 있었으나 해당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아 300위권 밖의 김형성과 박성준이 지난 8월 아시아 지역 예선전을 거쳐 출전권을 획득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두 선수보다 랭킹이 좋은 김도훈(142위) 위창수(143위) 조민준(163위) 이동환(180위) 등 10여명은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출전을 고사했다.

KPGA에 따르면 최경주는 ‘후배들에게 양보한다’는 이유로 2008년부터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고 있다. 양용은 측은 “출전을 고민하다 함께 참가할 만한 김경태 배상문 노승열 등이 대부분 그 기간에 열리는 미국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나가자 출전을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경태는 최근 퀄리파잉스쿨 도전을 접은 채 양용은과 함께 프레지던츠컵을 끝내고 같은 곳에서 열리는 호주PGA챔피언십에 나갔다.

반면 외국은 최고의 선수를 내보냈다. 영국은 심지어 4개의 나라로 쪼개 출전했다. 남아공은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 찰 슈워젤(13위)과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루이 웨스트호이젠(37위)을 선발했다. 독일은 랭킹 4위 마르틴 카이머가 총대를 멨고 미국은 랭킹 10위 매트 쿠차가 나섰다.

한국 골프의 톱랭커들은 유난히 ‘내셔널리즘’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자들도 과거 한·일 대항전 때 톱 선수들에게 출전료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은 총상금 750만달러, 우승상금 240만달러로 상금도 충분히 받을 수 있어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의지가 없기 때문에 일정 조정이 어렵다거나 동반자가 없다는 식의 궁색한 이유를 들고 있다”며 “월드랭킹이 높아질수록 국가를 대표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하게 느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골프는 2016년 브라질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국가 대항 스포츠로 커져가고 있다. 또 2015년에는 프레지던츠컵이 한국에서 열린다. KPGA 관계자는 “국가 대항전은 2인1조가 팀을 이뤄 생소한 포볼, 포섬 방식으로 경기하기 때문에 톱랭커들이 이런 방식의 대회에 자주 출전해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에선 매트 쿠차와 게리 우드랜드가 한 조를 이룬 미국이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24언더파 264타로 역전 우승했다. 반면 한국은 4타를 줄이며 선전했지만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공동 9위에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