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금값은 크게 올랐지만 귀금속·주얼리점의 매출은 오히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소장 양원근)가 27일 발표한 ‘서비스 자영업 경기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평균 국제 금값은 온스당 1705달러였다. 2006년 3분기(온스당 627달러)보다 171.9% 상승했다.

금값이 이처럼 많이 올랐으니 금을 다루는 귀금속 전문점도 돈을 벌었어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KB금융이 KB카드 사용액 등을 기반으로 추정한 매출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국내 귀금속·주얼리점의 점포당 분기 매출은 59.5%나 줄었다. 같은 기간 점포 수도 10.6% 감소해 전체 귀금속 전문점 시장이 침체를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종로3가의 한 귀금속상은 “금 한 돈(3.75g)의 시세가 10만원이었을 때나 20만원을 넘는 요즘이나 판매 건당 남는 이익은 1만원대로 비슷하다”며 “수요 자체가 급감해버린 요즘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어 폐업하거나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별 격차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의 경우 점포 수 비중은 전체의 7.4%지만, 매출 비중은 19.3%에 달해 점포 한 곳당 평균 매출이 종로구 귀금속 점포보다 3.1배나 많았다.

유정완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귀금속·주얼리 산업은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부가가치가 많은 산업”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완만하게 상승하면 제품 판매단가가 상승해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경쟁력 있는 대형 브랜드를 만들고 투명한 유통구조를 정착시켜 품질 표시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귀금속쓰리엠이 고시한 이날 금 소매가는 3.75g당 23만89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2006년 이맘때(7만2600원)의 세 배를 웃돌았다.

이상은/임현우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