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車시장 빠르게 유럽화…풀체인지 A클래스 들여올 것"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이 소형, 디젤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습니다. 수입차 업체들은 이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랄트 베렌트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MBK) 사장(사진)은 25일 기자와 만나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특히 현대차의 i30, i40 등 해치백, 왜건이 인기를 얻는 등 점차 유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형차, 디젤 모델을 선호하는 합리적인 소비성향을 주목했다.

베렌트 사장은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벤츠코리아의 전체 판매량 중 디젤 모델의 비중이 25%까지 올라왔다”며 “유럽은 디젤 비중이 5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디젤 비중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벤츠의 가장 작은 체급인 A클래스도 한국 시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베렌트 사장은 “수입차 시장이 소형차를 판매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졌다”며 “내년에 풀체인지(완전 변경)된 신차가 출시되는 A클래스를 2013년께 한국 시장에서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A클래스는 1600㏄, 1800㏄, 2000㏄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경쟁 차종은 폭스바겐의 골프다. 2007년 10월 취임해 4년째 MBK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베렌트 사장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만 10년째 근무한 ‘아시아통’이다. 그는 내년 2월 임기를 마치고 독일 본사로 돌아간다. 다임러는 내년 3월1일자로 후임으로 토마스 우르바흐 메르세데스-벤츠 세일즈 독일의 독일 밴 세일즈&마케팅 디렉터를 선임했다.

베렌트 사장은 “그동안 수입차 판매량과 주가의 상관관계를 주의깊게 봤다”며 “유럽보다는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의 수입차 판매량이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다”고 평가했다.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국내 수입차 시장이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한·EU FTA는 물론 한·미 FTA 발효 등으로 수입차 점유율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의 가격인하 경쟁에 대해서는 “난센스”라고 했다. 베렌트 사장은 “BMW 등 일부 업체들이 할인에 또 할인을 하는 것은 가격 책정 단계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것으로 벤츠는 할인 공세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석/전예진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