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31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조사)를 실시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로 미국 은행들이 유동성 부족에 빠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테스트 대상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자산 규모 500억달러 이상인 미국 은행들이다. 대상 은행이 기존 19개에서 31개로 늘었다.

은행들은 미국 실업률이 13%를 넘고 집값은 21% 폭락하는 상황을 가정해 자본확충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내총생산(GDP)이 6.9% 줄어드는 등 해외 경기도 침체에 빠졌다는 설정 아래 테스트를 받는다.

Fed는 "은행들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시장 혼란을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은행들은 내년 1월9일까지 자본조달 계획을 Fed에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Fed는 테스트 결과에 따라 은행의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테스트 결과는 내년 3월 공개된다.

Fed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듬해인 2009년 봄에 처음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 올해 3월에 두 번째 테스트를 했고 이번이 세 번째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