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재정감축 실패 우려에 급락…다우 248.85p↓
미국 뉴욕증시는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 실패와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로 급락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48.85포인트(2.11%) 내린 1만1547.3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가 주중 첫 거래일인 월요일에 하락한 것은 지난 8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66포인트(1.86%) 떨어진 1192.99를 기록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49.36포인트(1.92%) 하락한 2523.14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재정감축안 마련을 위해 구성된 슈퍼위원회의 합의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실망감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민주, 공화 양당 의원 각 6명으로 구성된 슈퍼위원회는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에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의 활동 시한은 오는 23 자정까지지만 마감 48시간 전에 합의안을 공개해야 한다는 규칙 때문에 사실상 21일 자정이 마감 시한이다.

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이 실패할 경우, 지난 8월 양당 간의 합의에 따라 2013년부터 향후 10년간 1조2000억달러의 지출을 국방비와 비국방비에서 절반씩 자동삭감하게 된다.

빌레르 밸런스드 펀드의 샌디 빌레르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서 (수퍼위원회가) 이 정도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절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퍼시픽 자산운용의 모하메드 A. 엘-이라이언 최고경영자(CEO)도 "유럽과 미국의 불확실한 경제와 재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정책입안자들이 무능력함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러한 우려를 반영,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매도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도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프랑스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로부터 국가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받았다. 스페인은 긴축재정안의 이행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무디스는 국채금리 상승세와 경제 성장 둔화세가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인은 지난 20일 총선 결과 국민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 7년 만에 사회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았다. 그러나 국민당이 그동안 일부 긴축정책에 반대의사를 보였다는 점에서 재정적자 감축이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6.553%와 6.65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금융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모간스탠리와 시티그룹은 각각 4.2%, 4.8% 하락했다. 블랙베리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RIM)과 아마존 역시 4%대 약세를 보였다.

한편, 미국의 경기지표는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이날 10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달보다 1.4% 증가한 연율 497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75센트(0.8%) 떨어진 배럴당 96.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