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적자감축안 실패 확실…피치 "신용등급 내릴 수도"
미국 의회가 21일(현지시간) 공개를 목표로 진행해온 재정적자 감축 협상이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안이 표류하면서 일각에선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20일 "재정적자 감축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의회 내 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가 이르면 21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슈퍼위원회는 미국 정치권이 지난 8월 정부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면서 향후 10년간 1조2000억달러의 재정적자 추가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시킨 초당적 의회기구.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6명씩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1일 자정까지 합의안을 공개해야 한다. 슈퍼위원회가 내놓은 재정적자 감축안이 내년 1월15일까지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2013년부터 1조2000억달러의 재정지출이 국방비와 비국방비에서 절반씩 자동적으로 삭감된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부자들에 대한 세금 인상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공화당의 의료 및 사회보장제도 지출 삭감안에 반대해왔다. 공화당은 지난주 기존 목표 1조2000억달러의 절반 수준인 6430억달러 규모 재정적자 감축안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

미국이 신뢰할 만한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내놓지 못하자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부정적인 등급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메릴린치도 슈퍼위원회가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면 연말께 피치나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