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발(發) 리스크가 시장의 하락 압력을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증시전문가들은 단기간 의미있는 반등보다는 대외 변수에 따른 출렁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섣불리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쉬어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21일 "현재 시장은 올라갈 재료와 내려갈 재료가 모두 부재한 상황"이라면서 "대외 변수가 시장을 누르면서 외국인과 기관,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고 있고 이를 개인이 저가 매수로 받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대외 리스크는 여전하다. 일단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시작된 유럽발 재무 리스크는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 프랑스 등으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타나고 있고, 미국도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슈퍼위원회가 긴축합의합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곽 연구원은 "미국이나 유럽 등 어느 쪽도 증시에 긍정적 분위기를 심어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이 큰 상황인데 일단 문제에 대해 방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유럽 리스크가 계속적인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증시 상황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팀장은 "중국 증시의 경우 3~4% 정도 추가적인 하락을 이어가면 전저점이 깨지는 상황이고, 대만과 일본도 전저점을 하향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계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우선 박스권을 염두해 둔 보수적 대응을 권고했다.

곽 연구원은 "이날도 장중 지수대가 1811까지 밀리자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면서 "지수가 급격히 하락하는 리스크 보다는 박스권을 염두해 두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의 투자여력이 적지 않은 만큼 지수 하락시기엔 수출주인 자동차와 IT 업종을 담고 1900선이 넘어가면 내수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교체 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 팀장은 "일단 다운 리스크가 큰 시장 상황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시장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말까지 시장의 하락 압력이 높다고 보고, 내년을 겨냥한다면 게임, 인터넷 업종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