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순익 급증…한국씨티銀보다 더 많아
캐피털 업체들이 고금리 대출 사업을 확대하면서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 캐피털 업체는 은행보다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캐피털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은 지난 상반기 35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2880억원과 비교하면 22.9% 늘어난 것이며 사상 최대 규모다.

현대캐피탈의 상반기 순이익은 계열사인 현대카드 순이익 1563억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또 같은 기간 부산은행(2197억원) 대구은행(1865억원) 등 지방은행은 물론 SC제일은행(2492억원) 한국씨티은행(2896억원) 등 외국계 은행보다 이익을 많이 냈다. 현대캐피탈의 자산은 21조5000억원으로 SC제일은행 75조8000억원의 28.4%,한국씨티은행 55조7000억원의 38.6% 수준이다.

현대캐피탈보다 규모는 작지만 캐피털업계 상위권 회사인 아주캐피탈(321억원)도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롯데캐피탈(435억원) 우리파이낸셜(231억원) 등도 순이익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캐피털업계가 규모에 비해 큰 돈을 벌고 있는 것은 고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캐피탈은 상반기 영업수익(1조9616억원) 가운데 대출에서 벌어들인 영업수익이 7733억원으로 39.4%를 차지한다.

본업이라 할 수 있는 할부금융과 리스가 차지하는 영업수익 비중은 각각 11.4%와 22.3%에 그친다. 이 회사의 영업수익 가운데 대출 부문 비중은 2009년 29.6%,지난해 38.2%,올 상반기 39.4% 등으로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대출 고객의 상당수가 할부금융 소비자"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고금리대출 잔액은 전체 자산 중 8% 남짓"이며 "할부금융과 리스 자산이 커져서 이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개인 고금리대출은 향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출로 버는 돈의 비중은 다른 캐피털 업체가 훨씬 더 큰 편이다. 롯데캐피탈은 대출 수익이 전체 영업수익의 62.8%에 달했으며 아주캐피탈도 신규 취급액 중 대출이 44.7%로 영업 부문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캐피털 업체들은 대출 고객에게 대부분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캐피털업계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24~29% 수준"이라고 전했다. 6월 말 기준 업체별 평균 금리를 보면 우리캐피탈이 연 29.6%로 가장 높았으며 BS캐피탈(29.4%),롯데캐피탈(28.6%),현대캐피탈(27.8%) 등의 순이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