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예정대로 내년 1월 발효되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4% 안팎(전년 대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 미 FTA가 무산되면 성장률이 3.8%로 떨어져 올해(3.6%)에 이어 2년 연속 3%대의 저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20일 발표한 '2010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6%,내년 3.8%로 각각 전망했다. 내년 전망치는 한 · 미 FTA의 경제적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상반기 내놓은 전망치(올해 4.2%,내년 4.3%)에 비해 0.5~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KDI는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3.2%로 바닥을 찍은 뒤 하반기 4.2%로 다소 회복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3.1% 증가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 흑자는 내년 151억달러로 올해(213억달러)보다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예상치 4.4%보다 1%포인트 낮은 3.4%로 전망했다.

현오석 KDI 원장은 "한 · 미 FTA가 발효되면 성장률은 3.9~4.1%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KDI의 경제전망이 '내년 4.5% 성장'을 전제로 예산안을 편성한 정부의 경제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경기 부양'보다는 '균형재정 달성'에 무게를 둔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에는 정책 의지가 담기기 때문에 통상 연구기관보다 높게 나온다"며 "아직 유럽 재정위기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정부의 전망치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