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골드러시', 3분기 148t 사들여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3분기 사들인 금 규모가 40년 만에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와 달러 약세 전망 등으로 외환과 국채에 대한 투자가 불안해지자 금 보유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금위원회(WGC)가 발간한 금 수급 동향 보고서를 인용,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3분기 총 148.4t의 금을 순매입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는 달러 금본위제를 채택한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된 1970년대 초 이후 40여년 만에 최대 규모다. 신흥국들이 골드러시를 주도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지난 9월 금값이 급락한 틈을 타 매수량을 늘렸다. 이들이 금을 사들이면서 9월 온스당 1534달러까지 추락했던 금값의 반등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중앙은행들은 20년간 계속 금을 팔아오다가 지난해 순매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WCG의 마커스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450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에 90t을 더 사들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의 안전자산 지형도는 크게 바뀌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중앙은행들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스위스 프랑, 일본 엔, 미국 달러 등의 비중을 축소하고 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스위스프랑의 환율 하한선을 유로당 1.20스위스프랑으로 설정하는 등 각국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의 강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것도 중앙은행들이 외환보다 금을 선호하게 된 이유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