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가시지 않고 있는 유럽 우려로 급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4.86포인트(1.13%) 떨어진 1만1770.7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0.78포인트(1.68%) 내린 1216.13을 기록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51.62포인트(1.96%) 하락한 2587.99를 나타냈다.

유럽 국채시장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이어 프랑스의 국채입찰 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냉각됐다.

프랑스 재무부는 이날 70억유로 규모의 2~5년물 국채를 매각했는데 금리가 크게 상승했다. 10년 만기 프랑스 국채의 스프레드(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이)는 2.00% 포인트로 벌어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아마데우 알타파즈 대변인은 "채권 금리 스프레드 확대는 금융시장의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지난 10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긴축목표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은 이날 36억 유로 규모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7.09%까지 치솟았다. 이는 1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도 위험선을 넘긴 7.05%를 기록했다. 특히 이탈리아는 내년 2~4월 중 매월 400억~600억유로의 대규모 국채 만기도래를 맞고 있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신임 총리 발언도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이탈리아의 위기 상황이 심각하다며 만약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이 붕괴할 경우 EU의 존립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 지표는 호조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전주보다 5000명 감소한 38만8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9만7000명보다 적은 것으로 고용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미국의 10월 신규 주택착공 실적은 전월 대비 0.3% 줄었지만 이 역시 시장 전망치(8.1% 감소)보다는 크게 적었다. 10월 주택착공 허가건수는 10.9% 늘어나 작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종목 별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5% 하락하며 이틀째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의류업체인 갭과 마블테크는 장 마감 이후 실적 부진 우려로 각각 2.4%, 6.2% 하락했다.

보잉은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로부터 신규 항공기 주문을 수주했다는 소식에 장중 크게 상승했다가 0.3% 약세로 돌아섰다. 구글은 새로운 온라인 뮤직스토어 출시를 앞두고 1.7%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77달러(3.7%) 빠진 배럴당 98.8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