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7일 유럽 재정위기가 중심부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재정 위험의 불길이 그리스, 포르투갈 등과 같은 유럽 변방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등 중심부로 옮겨붙으면서 통상적인 방법으로 진화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중심부까지 퍼진 불길을 진화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 ECB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CB가 문제 국가들의 국채 매수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시장 참여자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관측이다.

유럽의 정치인들은 머뭇거리고 있고, 이탈리아의 긴축을 이탈리아인들의 선의에만 맡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ECB가 운신의 폭을 좁히는 독일의 반대를 극복해야 하고, 이미 국내총생산(GDP) 대비 ECB의 자산이 미국 중앙은행(Fed)만큼 커졌다는 점도 제약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ECB의 국채 매입은 자산의 건전성 훼손, 도덕적 해이 초래 등의 부작용이 많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ECB의 전면적 개입말고는 유럽 재정위기를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