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스타워즈' 17일 멜버른엔 24개의 별이 뜬다
세계 최대 골프 강국인 미국은 그동안 여덟 차례 세계연합팀(유럽 제외)과 맞붙은 프레지던츠컵에서 6승1무1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타이거 우즈라는 '골프 황제'를 내세운 미국은 10년 넘게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올해도 그 강세가 이어질까.

올해 대회 장소는 1998년 미국이 유일한 패배를 당한 호주 멜버른의 로열멜버른GC(파71)다. 미국팀 단장인 프레드 커플스는 "1988년 이 코스에서 플레이했다. 오거스타,세인트앤드루스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3대 코스"라고 말했다.

세계연합팀 단장인 그레그 노먼은 "이 코스에서 200여차례 이상 라운드를 해 코스를 꿰뚫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가의 명예와 개인의 자존심이 걸린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커플스와 노먼의 대결

'골프 스타워즈' 17일 멜버른엔 24개의 별이 뜬다
월드 스타 출신 단장들의 지략 대결이 볼거리다. 노먼이 발로 뛰면서 선수들을 챙기고 북돋우는 '코치형 단장'이라면 커플스는 옆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격려하는 '감독형 단장' 스타일이다.

노먼은 지난주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오픈을 마치자마자 멜버른으로 넘어와 월요일 오전부터 코스를 점검한 뒤 팀원들에게 코스 공략법을 전수했다.

용병술도 관심거리다. 커플스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우즈를 끝까지 신뢰하고 있다. 호주오픈에서 살아난 우즈가 이 대회에서 맹활약하면 커플스는 일약 영웅으로 부상하게 된다. 노먼은 2009년 대회에서 슬럼프에 허덕이던 애덤 스콧(호주)을 와일드 카드로 택해 비난을 받았으나 스콧은 당시 그 대회를 발판 삼아 현재 세계 연합팀 가운데 월드랭킹(7위)이 가장 높은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 것은 2003년과 2007년 최경주,2009년 양용은이 전부였다. 올해도 큰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PGA투어에서 선정한 출전 선수 24명의 파워 랭킹에서도 최경주가 15위,이시카와 료가 16위,양용은은 20위,김경태는 24위에 그쳤다. 1위는 찰 슈워젤(남아공),2위 닉 워트니(미국),3위 제이슨 데이(호주) 등의 순이었고 우즈는 10위였다.

그러나 역대 최다인 3명이 출전한 한국으로서는 이번이 세계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할 절호의 찬스다.

노먼은 팀원 중에 김경태의 플레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그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김경태를 지켜봤다.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최경주는 대회 첫날인 17일 애덤 스콧과 한 조를 이뤄 미국의 타이거 우즈-스티브 스티리커와 맞대결을 벌인다. 올 7월 우즈와 결별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가 스콧의 골프백을 메고 있어 전 세계 골프팬의 시선은 이 대결에 쏠릴 전망이다.

◆ 프레지던츠컵은…
1994년 미국서 첫 대회…대통령이 명예의장 맡아

프레지던츠컵은 미국과 세계연합팀(유럽 제외)의 남자 골프 대항전.미국 PGA투어의 주도로 1994년 출범했다. 프레지던츠컵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개최국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대회 명예의장을 맡는 전통을 갖고 있다.

출전 선수는 양팀에서 세계 랭킹 상위 10명과 단장이 추천한 선수 2명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대회는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1라운드는 2인1조로 볼 1개를 번갈아 치며 상대팀과 대결하는 포섬 방식 6경기,2라운드는 2인1조로 네명이 각자 볼을 쳐 좋은 성적을 낸 선수의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포볼 방식 6경기를 치른다. 3라운드는 포섬과 포볼 방식으로 각각 5경기,마지막 4라운드는 출전 선수 모두가 1 대 1로 대결하는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를 펼친다. 점수는 경기당 1점을 주며 2인1조로 플레이한 경기에서 비기면 0.5점을 얻는다. 총 34점을 놓고 17.5점 이상을 따면 우승컵을 가져갈 수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