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ㆍ닛산-다임러, 승용차 공동생산
르노 · 닛산 연합과 벤츠를 생산하는 독일의 다임러그룹이 멕시코에 합작공장을 신설,승용차를 공동 생산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공동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부품과 원재료의 공동 구매 및 개발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르노 · 닛산과 다임러는 2014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10억달러(1조1300억원)가량을 투자키로 했다. 신설 멕시코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는 각각 인피니티(닛산)와 벤츠(다임러)의 이름을 붙여 판매한다.

◆깊어지는 제휴관계

르노 · 닛산과 다임러는 지난해 4월 상호 공동출자를 기반으로 부품 조달 및 기술개발 관련 업무제휴를 맺었다. 다임러가 르노와 닛산에 각각 3.1%의 자본참여를 하고 르노 · 닛산은 각각 1.55%를 다임러에 출자하는 구조다. 부품 및 원자재를 공동 구매하고 차세대 환경자동차도 함께 개발키로 했다.

이번 멕시코 공장 건설은 양측의 이 같은 제휴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보도했다. 닛산은 멕시코 중부 칼리엔테스와 쿠에르나바카에 두 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연간 50만대가량의 차량을 만들어 미국과 남미지역에 공급해 왔다. 그러나 최근엔 주문량이 늘어 생산량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임러도 미주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멕시코 공장이 필요하다. 다임러는 멕시코에서 주로 대형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만 만들어 왔다. 승용차 생산은 처음이다. 멕시코 공장은 일단 닛산이 단독으로 공장을 건설한 뒤 다임러가 나중에 지분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활발한 글로벌 짝짓기

르노 · 닛산과 다임러뿐만 아니라 도요타 포드 푸조 미쓰비시 등도 짝짓기에 한창이다. 포드는 지난 8월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손을 잡고,소형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SUV)용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푸조와 독일의 BMW도 플러그인 전기자동차용 전동기와 충전기를 생산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고,닛산과 미쓰비시는 고연비 경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다임러와 BMW도 친환경 소형엔진을 개발하는 데 협력 중이다.

글로벌 업체 간 합종연횡이 잦아지는 이유는 자동차 개발에 따른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각국이 연비 관련 제도를 까다롭게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차세대 차량에 대한 기술개발 필요성은 높아졌다. 반면 성공확률은 예전보다 낮아졌다. 게다가 최근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기마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니혼게이자이는 "글로벌 업체 간 제휴와 병행해 신흥국 현지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투자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