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국제브랜드 카드사인 비자카드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씨카드와의 분쟁 등에 따라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반면 같은 해외브랜드사인 마스터카드는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자카드가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에서 발급한 해외겸용카드는 총 5256만장으로 전체 해외겸용카드(8224만장)의 63.9%를 차지하고 있다. 비자카드의 국내 점유율은 2008년 71.2%(5349만장)였지만 2009년 69.0%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비자카드의 국내 점유율이 65.8%로 떨어지면서 처음으로 세계시장 점유율(66.1%)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마스터카드는 두드러진 성장세다. 2008년 24.2%(1821만장)에 그쳤던 국내 점유율은 지난 6월 29.9%까지 늘어났다. 업계에선 마스터카드의 점유율이 연말까지 30%를 돌파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다. 마스터카드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5.2%다.

업계에선 비자카드의 점유율 하락에 대해 국내 카드사들이 해외겸용카드보다 국내전용카드 발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올 들어 무분별한 해외겸용카드 발급을 막는 방향으로 카드사들에 대한 창구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2008년 78.7%(7509만장)에 달했던 해외겸용카드 비중은 지난 6월 67.3%(8224만장)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불거진 비씨카드와의 수수료 분쟁도 비자카드의 영업을 위축시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비씨카드는 지난 7월 비자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비자카드가 2008년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마케팅을 줄인 탓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