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즐겨 마신 음료가 소개된 적이 있다. 전용 헬기에도 구비돼 있다는 이 음료는 '정직한 차'라는 뜻의 '어니스트 티(honest tea)'다. 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 회사는 세계 최강 음료업체인 코카콜라가 탐을 낸 기업이기도 하다. 코카콜라는 3년 전 4000만달러를 주고 지분 40%를 매입했다.

1998년 예일대 출신 세스 골드먼과 그의 스승 배리 네일버프가 만든 저당도 유기농 차 브랜드인 어니스트티가 이처럼 큰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팹시나 스내플 같은 고당도 음료와 생수 사이의 틈새를 차지하자는 목적으로 유기농 차를 처음 판매한 것이 전부였다면 어니스트티가 꾸준히 승승장구하기란 힘들었을 것이다. 그들은 브랜드 이름에 걸맞게 '정직'이라는 핵심 가치를 독특한 방식으로 구현함으로써 다른 회사가 추월하지 못할 고유한 브랜드 가치를 구축했다.

그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제품으로 소비자를 속이지 않았다. '제로'라는 음료수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을 때였다. 상표 인쇄까지 들어간 상태에서 음료 한 병에 3.5칼로리의 영양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5칼로리 이하의 음료는 제로 칼로리로 광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었지만 어니스트티는 설탕 몇 스푼에 양심을 팔지 않았다. 그들은 '제로' 대신 '텐'이라 이름 붙인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론칭했다. 이와 함께 100% 천연 무가당 제품은 맛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켰다.

이러한 어니스트티에 소비자들이 호응한 것은 당연지사.건강한 음료를 팔겠다는 어니스트티의 진심은 미국 음료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어니스트티가 창립될 당시 병당 평균 100칼로리였던 음료들이 2010년에 60칼로리대로 떨어진 것만 봐도 그 영향력을 알 수 있다.

어니스트티는 마케팅에서도 정직을 추구했다. 미국 6개 도시에 무인가판대를 설치해 소비자들이 알아서 돈을 내고 음료를 가져가도록 했다. 이 프로모션을 통해 어니스트티의 브랜드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다.

어니스트티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2004년 병음료 회사로서는 최초로 공정무역 제품을 유통시켰다. 그들은 원산지인 인도 마카이바리 지역의 건강한 숲 가꾸기를 지원했다. 상표 라벨에 찍힌 잉크는 식물성 오일만을 사용하고,자원 절약을 위해 2009년에는 플라스틱 병 무게를 22%나 줄였다.

세스 골드먼은 "우리는 제품보다 정직성을 중시한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싶은가? 그렇다면 경영의 전 영역에서 우리 기업만의 핵심가치를 진정성 있게 구현하라.

IGM 세계경영연구원 김미진 수석연구원 / 김성애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