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박근혜 신당설' 불씨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는 14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중도신당 창당이 내달로 예고돼 있는 터에 신당바람이 여권의 원심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는 연일 박 전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다.

◆박근혜 신당설

박근혜 "신당 검토한 적 없다"지만…
박 전 대표는 박근혜 신당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제94회 탄신제'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신당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신당 검토도 없었다는 뜻인가"라는 기자들의 물음에도 '네'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의 보수신당 창당 계획에 대해선 "제가 언급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안철수 신당설'에도 "제가 언급할 일도 관여할 일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자신을 강도높게 비판한 김문수 지사에 대해서도 "별로 할 얘기가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주류도 박근혜 신당설에 펄쩍 뛴다. 박 전 대표가 여권 분열에 빌미를 주는 듯한 인상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박근혜 신당은 사실무근이고 실체도 없다"면서 "그런 식으로 분열을 초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날 경우 박근혜 신당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세일 신당' 파급력 경계

창당을 추진 중인 박 이사장은 정운찬 전 총리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장기표 녹색사회민주당 대표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새로운 보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박 전 대표와 경쟁 관계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친박계는 '박세일 신당'을 평가절하하면서도 경계하는 모습이다. 친이(친이명박)계나 보수 세력이 '박세일 신당'으로 갈 경우 여권의 대선 판도에 일대 변화를 불러올 수 있어서다.

박 이사장과 친이계 잠룡들이 '반박근혜 연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문수 지사와 이재오 전 특임장관,정몽준 전 대표 등이 박 이사장과 손을 잡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박 전 대표를 향한 친이 잠룡들의 공격 수위가 갈수록 강해지는 것도 이런 시나리오에 힘을 싣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정은/도병욱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