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시대 PC' 부르는 게 값?
1970~1980년대 제작된 '골동품' PC(개인용컴퓨터)의 몸값이 뛰고 있다. 옛 추억을 간직하기 위한 소품으로 관심이 커지면서 가격이 억대로 치솟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13일 "옛날 같으면 쓰레기통에 버려졌을 '석기시대 PC(Steinzeit-PC)'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고 수십만유로(수억원)에 거래되는 제품까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선 고(故)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976년 만든 최초의 PC '애플1(사진)'이 15만7000유로(2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출시 당시 666달러66센트였던 이 나무케이스 제품은 잡스가 직접 제작했다. 초기 생산물량이 200대에 불과했다는 희소성 때문이다.

'코모도어C65' 같은 희귀모델은 출시가의 20배가 넘는 대당 6000유로(924만원)의 거금을 지불해야 한다. 데스크톱의 전신격인 1969년산 '왕(WANG)700'과 애플의 '리사' 같은 모델은 제품 상태에 따라 1만달러(1100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디벨트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수십년된 낡은 PC는 그동안 '디지털 시대의 (도태된) 공룡'에 비유되며 가치가 거의 없었다"며 "그러나 최근 전문 수집가가 늘고 옛 추억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거래 주요 품목이 되고 있다"고 평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